어제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2.34%나 하락한 1845.45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6.25% 추락했다. 원화가치도 계속 평가절하돼 달러당 1200원을 넘은 지 오래다. 수출은 올 들어 10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2.5%나 급감했다. 청년실업률은 9.2%로 1999년 통계기준 변경 후 최고치라고 한다. 올해 성장률 3%는 이미 물 건너갔다는 소리만 들린다. 강추위보다 더한, 살을 에는 듯한 위기감이 엄습해 오고 있다. 시장에선 2008년 금융위기에 필적할 만한 위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소리마저 들린다.

위기의 원인으로는 저(低)유가와 중국의 경제침체 등 외부 요인이 클 것이다. ‘중동 쇼크’로 오일머니도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다. 일본의 위기설도 들린다. 삼중,사중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위기의 본질은 외부 요인보다 무능하면서도 대결적인 정치권이 만들어낸 리스크에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한국 국회는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는 무능 정치, 불임 정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 노동개혁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테러방지법도 북한인권법도 10년째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회는 늘 입법과잉 상태다. 국회는 도덕과 법률을 혼동하는 싸구려 법들을 무더기로 찍어내면서 정작 필요한 경제법들은 철저하게 봉쇄한다. 사사건건 당파성에 매몰돼 충돌하면서 국가를 표류시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위기의 본질은 입법부에 있고 다름 아닌 정치가 바로 ‘암덩어리’인 상황이다. 갈수록 권력을 확장하고 있는 입법 독재가 한국 민주주의를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입법 기능을 마비시키고 스스로 회복시킬 수도 없는 그런 정치라면 판 자체를 새로 짜는 것이 맞다. 국회가 더이상 삼권분립이나 대의(代議)정치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옳다. 국민은 지금 입법촉구 서명운동 차원이 아니라 국회의 해산이라도 명령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