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오래된 물건에 디자인을 입혀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소비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옷을 고쳐 입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은 지난 12월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최근 한달간 의류 수선용 재봉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단추, 지퍼 등 의류 부속자재와 보풀이 잘 일어나는 겨울 의류를 깔끔하게 손질하는데 도움을 주는 보풀제거기 판매는 각각 19%, 39% 증가했다.

최근 의류 수선용품으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매직 테이프'라고 불리는 옷감 접착용 테이프다.

다리미만 있으면 재단이나 박음질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길이로 수선할 수 있고 구멍 난 부분도 메울 수 있다.

바느질이 서툰 사람도 간단한 작동법만 익히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미니 재봉틀'도 많이 구매하는 상품이다.

이 같은 의류 리폼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의류 지출을 줄이고 오래된 옷을 수선해 입으려는 '알뜰 소비'가 확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의류신발비는 1분기에 -5.3%, 2분기 -3.4%, 3분기 -3.5%로 3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재봉틀은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가계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옥션 판매 인기상품 1위에 재봉틀 등 리폼 관련 상품이 선정된 바 있다.

옥션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따라 가계 소비지출 중 의류나 신발 등 의복 구입비가 많이 줄어들면서 기존 물품을 알뜰하게 수선해서 쓰려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라며 "기존 제품을 수선하는 것이지만 완성 후에는 새 물건을 장만한 듯한 만족감 때문에 관련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