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북이 또 도발했는데도 중국의 대북 자세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결과다. 중국은 기존에 주장하던 한반도의 비(非)핵화와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서 한 개도 빠질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대북 접근법이 실패했다는 미국의 지적에 는 되레 미국 책임론을 들며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자제력 유지, 신중한 행동” 운운하며 UN과 미국, 한국의 강도 높은 추가 제재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중국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그 허구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것은 대한민국만의 비핵화였고, 북에는 핵개발 능력을 키울 시간만 벌어줬다. 처음부터 중국은 북핵을 막을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중국이 말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란 남북관계의 현상유지, 곧 김정은 체제의 유지에 불과했음을 상기하게 된다. 중국의 대(對)대한민국 외교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응해 한·미·일 3국간 공조를 막는 게 근본적인 목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윤병세 장관을 비롯한 우리 외교라인은 한·중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여태 양국 정상은커녕 국방부 장관들조차 전화 한 통화 못 하고 있다. 중국이 말하는 비핵화를 우리 정부는 제멋대로 북핵 반대로 해석했다. 친중(親中)외교의 참담한 실패다. 외교라인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중국을 보는 여론의 부침이 너무 심하다. 미국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비등하던 때에 대통령이 중국의 열병식에 참석한 일도 논란을 불렀다. 당시에는 박 대통령이 방중(訪中)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일부 언론도 이를 부추겼다. 오피니언 리더들까지 동참했다. 위안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에 포함되자 ‘위안화 굴기’니 기축통화니 하며 축하 논조의 기사와 논평이 쏟아졌던 것도 비슷한 현상이었다. 위안화는 지금 불투명한 환율 결정, 인위적인 평가절하에 대한 의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패닉만 일으키고 있다. 중국 문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다. 부침이 극심한 여론으로는 올바른 외교노선을 갈 수 없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