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부채 관리 및 자산운용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된 관심은 대출금리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 가까이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가계 빚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이미 대출금리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부터 연 2%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연 3%대 상품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막 내린 '미국 제로금리 시대'] 은행 주택대출 연 3%대 '상승 전환'…장기 대출은 고정금리로 바꿔라
◆꿈틀대는 대출금리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9월 말 가계부채는 1166조원으로 연말이면 1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은행권 가계대출(10월 말)이 절반가량인 550조원이다. 특히 대출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주택담보대출은 390조원, 이 가운데 약 66%가 금리 인상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은행권 대출금리(변동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올 5월부터 꾸준히 내려 10월엔 연 2.9%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 코픽스(COFIX)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10월 연 1.57%, 11월 연 1.66%로 두 달 연속 오른 결과다. 코픽스는 주요 은행의 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한 지표로, 발표 다음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쓰인다. 코픽스금리 상승 여파로 지난달 말부터 주요 시중은행은 대출금리(변동금리)를 연 3%대로 올렸다.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한 달 새 0.22%포인트 올라 17일 현재 연 3.11~4.47%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 대출금리도 한 달 새 연 2.97%에서 3.06%로 올랐다. 관심은 시중금리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여부다. 김원기 신한은행 PWM도곡센터 팀장은 “1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고, 대출금리도 이에 연동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이후 빚 관리 전략은

전문가들은 생활자금 등 단기 대출은 당분간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고정금리 대출보다 0.5~1%포인트가량 낮은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까지는 이 격차가 유지될 것이란 점에서다.

이에 비해 상환 기간이 5~20년으로 긴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기간, 금액 등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한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PB팀장은 “장기 주택대출은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지금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지만 1~2년 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3억원을 변동금리 연 3%, 만기 10년의 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받으면 지금은 월 원리금 부담액이 75만원이지만, 금리가 연 4.5%로 오르면 부담액이 월 112만5000원으로 급증한다.

권용대 기업은행 개인여신고객부장은 “내년 하반기 이후 금리 변동 폭이 커질 수 있어 대출받을 때 시중금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기준금리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동금리 대출금리는 △신규취급 코픽스 △잔액 코픽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융채 1년물 금리 등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이 가운데 잔액 코픽스 금리가 가장 낮다.

이태명/김은정/박한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