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5세대(5G) 통신표준을 선점해 차세대 이동통신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중국 정부 및 통신업계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는 “3G는 추격, 4G는 동행, 5G는 선도”라는 말이 이를 웅변한다. 중국 언론도 “일류 기업은 표준을 팔고, 이류 기업은 기술을 팔고, 삼류 기업은 상품을 판다”며 “중국이 표준을 팔 때가 왔다”고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중국이 5G 표준 선도를 외치는 게 허언이라고 볼 수 없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우선 5G를 주도할 목적으로 2012년 결성한 ‘IMT-2000 추진그룹’이 그렇다. 추진그룹은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3개 부처와 차이나모바일, 화웨이, ZTE 등 민간기업, 그리고 학계가 참여한 민·관 합동그룹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5G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2009년부터 5G 기술개발에 들어간 화웨이는 2013년 앞으로 5년간 총 6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한 국가가 표준을 선도하려면 시장과 기술 양쪽에서 우위에 설수록 유리하다. 시장에서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 중국이 기술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4G까지는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이 표준 게임의 주요 플레이어였다면 5G에선 중국이 강력한 다크호스다.

만약 중국이 5G 표준을 주도하면 무선통신 강국이 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중국이 ‘제조 2025’를 통해 더 이상 추격이 아니라 고도화로 방향을 잡고, 선진국의 전유물이던 고속철·원전 수출에 이어 민간 항공기 자체 제작까지 나선 걸 보면 ‘통신 굴기(起)’도 먼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5G 상용화를 노리는 일본을 다분히 의식한 행보다. 하지만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 더 큰 변수가 될 판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한·중 제조업 기술격차를 보면 중화학공업, 경공업보다 격차가 더 좁혀진 게 정보통신산업이다. 자, 두고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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