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손문기 식약처 차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가공육·적색육 섭취 수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일 오전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손문기 식약처 차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가공육·적색육 섭취 수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발암물질 분류, 절대 먹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야

세계보건기구(WHO)가 햄, 소시지 등 가공육과 적색육을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0∼2013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결과, 우리 국민의 가공육 및 적색육 총 섭취량은 일일 평균 67.5g으로, 건강과 영양학적 균형을 위해 적색육의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WHO의 발표 내용과 우리 국민의 가공육·적색육 섭취 현황 등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 WHO가 발표한 내용은 무엇인가.

▲ 지난달 26일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대장암 발생위험이 18%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IARC는 소·돼지·양·말 등 적색육도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대장암, 직장암, 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발암물질 분류는 어떻게 하는가.

▲ IARC는 수많은 연구문헌 등을 검토한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요인, 습관, 물질 등 발암물질을 1군부터 4군까지 분류한다.

단, 이러한 분류는 특정 인자가 인체 발암원으로 증거 자료가 충분한가 여부에 따른 것으로 위해의 크기나 발암 잠재력을 비교하는 체계는 아니다.

-- 발암물질로 분류되면 먹지 말아야 하나.

▲ IARC는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와 암 발생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많은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이는 암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를 과다하게 하지 말라는 권고로, 가공육이나 적색육을 절대 섭취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WHO 역시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 IARC가 발표한 암 발생 위험 증가는 어떤 의미인가.

▲ 가공육을 매일 50g씩 섭취할 경우 기존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한다는 의미로,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18%가 된다는 것이 아니다.

만약 기존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1%라고 가정하면 1.18%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대장암 발생 추이로 보면 약 10만명당 58명(0.058%)에서 68명(0.068%)으로 10명 증가를 말한다.

-- 우리나라의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량은 적정한가.

▲ 2010∼2013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결과 우리 국민의 가공육 및 적색육 총 섭취량은 일일 평균 67.5g으로, 미국·영국 등 국가의 하루 평균 섭취 권고량 수준이다.

--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와는 내용이 다르다.

▲ 2014년 기준 농림축산식품부의 일일 평균 육류 소비량 117g에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이 포함돼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량과는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실태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 가공육, 적색육을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가.

▲ 현재 우리 국민의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 수준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

특히 적색육의 경우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 등의 건강과 영약학적 균형을 위해 반드시 적정 수준의 섭취가 필요만큼 육류 섭취 시 채소, 과일 등과 함께 적정량을 먹는 것이 좋다.

현재의 섭취량을 줄일 필요는 없다.

또 삶거나 쪄서 먹는 등 조리 방법에 신경 쓴다면 유해물질 생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식약처는 국민 건강 및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 가이드라인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