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이 더 탐나네…패션업계 신 마케팅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SJSJ는 1일부터 판매용 상품 못지않게 공들여 제작한 특별한 사은품을 나눠준다. 요즘 20~30대 여성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로브(robe·사진)다. 프랑스어로 원피스라는 뜻의 로브는 실내에서 또는 가벼운 외출을 할 때 걸치는 편안한 가운을 말한다. 최근 공효진 등 유명 연예인이 방송에 입고 나온 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옷이다.

SJSJ가 사은품으로 준비한 로브는 모든 생산공정을 국내에서 마쳐 장당 제조원가가 6만원을 넘는다. 패션업체들이 통상 중국에서 제조한 저가 제품을 사은품으로 주는 것과 달리, 디자인에만 두 달 넘게 공을 들인 ‘웰메이드 사은품’이란 설명이다. 60만원어치 이상 구매한 3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준다.

한섬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보통 구매액의 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혜택”이라며 “사은품은 ‘품질이 떨어진다’거나 ‘막상 받고 나면 쓸 일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섬처럼 요즘 패션업체들은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 위해 사은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미끼상품’인 사은품의 품질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는 9월 한 달간 25만원어치 이상 구매자에게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 리처드 헤인스가 디자인한 검은색 토트백을 덤으로 줬다. 프라다, 드리스 반 노튼 등 명품업체와 손잡았던 헤인스의 디자인이 화제를 모으면서 매장마다 ‘사은품만 따로 살 수 없느냐’는 문의가 몰렸다는 전언이다.

이 회사의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스퀘어도 지난 7월 영화 ‘킹스맨’에 등장한 영국풍 디자인의 고급 장우산을 사은품으로 내걸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