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수천억원의 매각 위로금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로금이 M&A에 새로운 복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각 위로금이란 회사를 사는 측이 피인수회사 직원들에게 1인당 얼마씩 위로조로 지급하는 돈이다. 외국에는 사례가 거의 없지만 국내에서는 하나의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위로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매각 딜 자체를 무산시킬 정도라는 데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 돈이 2600억~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7조5000억원)의 최대 5%나 된다. 홈플러스에 관심을 갖던 사모펀드 KKR은 위로금 때문에 딜을 포기했다는 말도 있다. 홈플러스뿐 아니라 과거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오비맥주,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등의 기업매각에도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1000억원의 위로금이 지급됐다.

말이 좋아 위로금이지 그 성격부터 불분명하다. 소속된 회사가 팔리는데 왜 직원들이 돈을 받는지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노조의 실사 방해나 파업 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노조가 매각을 방해하지 않는 대가로 받는 것이라면 작은 문제가 아니다. 조폭이 말썽 피우지 않는 대가로 돈 뜯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국 한국 사회가 법과 원칙보다는 집단주의와 ‘떼거리즘’, 마구잡이식 흥정이 먹히는 구조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위로금은 노동자를 기본적으로 피해자 혹은 사회적 약자로 보는 데서 나왔다. 그러나 이는 본질적으로 신성한 노동을 모욕하는 것이며 노동자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근로자를 매수하고 부패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M&A의 투명성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은 높여 기업 구조조정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법정관리 기업에는 사법당국까지 나서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등의 매각 조건을 내걸고 있고 이런 관행이 위로금을 제도화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렇게 기업 구조조정 시장이 파괴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