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유통 지능화'…생산공장서 물량 빼돌려 불법 판매
‘짝퉁(가품)’ 유통 수법이 지능화하고 있다. 과거 짝퉁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대놓고 베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품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빼돌리는 등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한국의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활용한 짝퉁 유통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품을 위탁생산하는 OEM업체들이 뒷돈을 받고 일부 정품을 짝퉁 유통업자에게 넘긴다는 것이다. 상표권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불량률을 감안해 OEM업체에 생산을 맡길 때 5%가량을 추가 생산토록 한다. 불량률이 낮아지면 생산업체는 정품과 다름없는 제품을 짝퉁업자들에게 팔아넘긴다. 이를 대규모로 매입하는 업자들이 있다고 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명품브랜드 A사 백화점 매장에 영수증을 들고 가방을 환불하겠다는 손님이 찾아왔다. 백화점에서 환불을 해줬는데 1주일 뒤 OEM공장에서 흘러나온 물건으로 확인됐다. 짝퉁업자가 매장에서 정품을 구매한 후 짝퉁제품을 가져와 환불한 것이다.

짝퉁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제작된 짝퉁은 일단 홍콩과 싱가포르 등 제3국으로 넘어간다. 업자들이 현지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가는 것이다. 국내에서 수입하는 회사도 유령회사다. 이덕재 법무법인 티엘비에스 변호사는 “이런 경로를 거치면 짝퉁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알 수 없고, 세관도 통관증을 발급해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