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는 한국기업인가, 일본기업인가.

사업장 소재지와 대표이사으로 보면 분명 한국기업이지만, 주주 구성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게 된다.

주주의 99%가 일본기업이기때문이다.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0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롯데홀딩스를 포함해 L투자회사, ㈜고쥰샤(光潤社), ㈜패미리 등 일본 회사들이 주식 대부분인 99.28%를 갖고 있다.

구체적인 지분율을 보면 L제4투자회사(15.63%), L제9투자회사(10.41%) 등 L로 시작되는 투자회사들의 호텔롯데 지분은 모두 72.65%이다.

최대 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이 L투자회사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고쥰샤가 5.45%, 일본패미리가 2.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국내 주주인 부산롯데호텔(0.55%)과 자사주(0.17%)는 지분율이 극히 미미하다.

100%에 가까운 지분을 일본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보니, 호텔롯데의 배당금은 일본으로 대부분 넘어가는 구조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주당 500원, 총 255억원을 배당했는데 이 중 254억원을 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들이 가져갔다.

호텔롯데는 국내외 롯데 계열사 42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 8.83%, 롯데제과 3.21%, 롯데칠성음료 5.92%, 롯데케미칼 12.68%, 롯데물산 31.13%, 롯데건설 43.07%, 롯데상사 34.64%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호텔롯데는 국내에서 어떻게 출발했을까.

일제강점기인 1938년 4월 27일 일본인 노구치 시다가후가 처음 설립한 반도호텔을 1973년 5월 만들어진 호텔롯데가 인수했다.

당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던 반도호텔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해외 국빈급 인사 영접과 국제행사를 주최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따라서 정부 주도아래 반도호텔 민영화가 추진됐고, 롯데가 바로 주인이 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반도호텔을 헐고 신축공사를 시작해 1979년 3월 10일 중구 소공동에 롯데호텔 서울을 개관했다.

1988년에는 소공동에 신관을, 서울 잠실에 롯데호텔월드를, 1997년 3월에는 롯데호텔부산을 각각 여는 등 국내에서 특급호텔 5곳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특급호텔 가운데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6월에는 첫 해외호텔인 롯데호텔모스크바를 개관하는 등 괌과 베트남 등 해외에도 5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일본에도 있기때문인지, 국내를 찾는 일본인들은 비교적 다른 특급호텔에 비해 호텔롯데를 많이 찾았다.

2013년까지만 해도 일본대사관 관련 행사도 가장 많이 유치했다.

20011년이전에는 일본인 고객비중이 전체 외국인 투숙객중 40∼50%를 기록했으나 이후에는 20∼30%로 낮아졌다.

이는 엔저와 한-일 정부간 갈등 때문이라고 호텔 관계자는 전했다.

롯데호텔 소공동 본점이 작년 7월 서울 소공동 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을 일본 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 행사 장소로 제공하기로 했다가 행사 하루 전날 대관을 전격 취소한 일화는 유명하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자위대 관련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에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후부터는 롯데호텔에서 일본과 관련된 행사가 뜸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호텔롯데의 매출은 4조7천165억4천700만원으로 전년의 3조8천274억2천600만원에 비해 2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천91억4천700만원에서 4천73억1천500만원으로 31.8% 늘어났다.

2014년 12월말 현재 총자산은 13조9천896억2천700만원, 총부채는 4조6천726억1천100만원, 총자본은 9조3천170억1천600만원이다.

호텔롯데의 직원은 정규직 3천158명, 비정규직 844명 등 총 4천2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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