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심상치 않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월요일(27일) 8.48%나 폭락했다. 1000여개 종목이 가격제한폭(10%)까지 떨어져 가히 블랙먼데이를 방불케 했다. 중국발 쇼크는 밤새 지구를 한 바퀴 돌며 주요국 증시를 끌어내렸다. 어제도 상하이지수는 4%대 추가 하락해 출발한 뒤 간신히 낙폭을 1.68%로 줄였다. 지난 한 달 새 중국 당국이 쏟아낸 크고작은 부양책만도 4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부양책이 빈번할수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기업 실적이 나쁜 데다 인위적 부양에 대한 IMF의 철회 권고까지 나왔다. 추가 하락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주가 급락은 증시를 띄워 기업 부채를 해소하고 경기를 살리겠다는 중국판 소득주도 성장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음을 의미한다. 더구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딱 7.0%에 맞춰져 신뢰성마저 미심쩍은 판이다. 실제 경기는 상당히 심각하다. 주요 기업들의 6월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7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15개월 만에 최저치라고 한다. 올 들어 신규 개설된 증권계좌 주인의 60%가 30세 미만 젊은 층인 점도 불안요소다.

일각에선 중국 경제에서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증시부양을 위한 정책여력이 남아 있다며 낙관론을 편다. 하지만 무소불위 정부라 해도 펀더멘털이 받쳐주지 못하는 주가를 떠받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패닉은 결코 돈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80년대 말~90년대 초 한국 증시도 뼈저리게 경험한 사실이다. 이 와중에 28~29일(현지시간) 양일간 열리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인상 예고가 나온다면 더욱 치명적일 것이다.

주가는 요동치고, 경제통계는 믿기 어렵고, 임시변통식 부양책만 남발하는 중국이다. 경제를 선반영한다는 증시 쇼크는 어쩌면 더 큰 실물경제 쇼크를 암시하는 예고편일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는 공식 성장률과 실물경제 간에 괴리가 커져 임계점에 달하는 순간, 감당 못 할 ‘쓰나미’로 다가올 것이다. 그럴수록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타격이 크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위기가 닥쳐야 깨달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