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실종…남성복 시장 판도 바뀐다
남성 직장인 옷차림이 정장에서 비즈니스 캐주얼로 바뀌면서 연간 7조원 규모의 남성복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들이 ‘노 타이’와 ‘노 재킷’에 이어 올여름 ‘반바지 근무’까지 허용하는 등 격식 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슈트 입은 신사(紳士)’는 사라지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가 매년 서울 도심에서 남성 직장인의 출근길 복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7년 가을 정장 비중은 85.2%, 캐주얼은 14.8%였다. 이후 10년간 70~80%대를 유지하던 정장 비중은 삼성 등 대기업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한 2007년부터 급락, 지난해 가을 조사에서 정장은 사상 최저인 35%로 떨어지고 캐주얼은 65%까지 올랐다.

롯데백화점은 올초 갤럭시, 닥스, 캠브리지멤버스 등이 입점한 본점 5층 남성정장 매장의 면적을 종전 990㎡에서 495㎡로 절반 줄였다. 신세계백화점의 넥타이 매출은 5년째 감소하며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1.5% 떨어졌다. 반면 비즈니스 캐주얼을 주력으로 한 지이크, 앤드지바이지오지아, 시리즈 등은 연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대형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최영진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1980년대 태어난 젊은 층이 주류 소비층에 진입하면서 남성복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