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에서 필요한 물자를 구매하고 공공 분야에서 발주하는 시설공사의 계약 등을 처리하는 조달 업무는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다. 조달청은 조달 업무를 전자화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 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를 구축하고 2002년 9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도 공공 부문의 전자조달 단일 포털 사이트인 나라장터에서 모든 기관의 입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관련 업체는 한 번 등록하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방문, 입찰, 계약할 때마다 사업자등록증, 시·국세 완납증명서, 보증서, 자격심사 서류, 법인 등기부등본 등을 반복해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부와의 거래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
조달청 국제협력 현황
조달청 국제협력 현황
◆나라장터 국가 대표 브랜드 우뚝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해 4만8000여개 공공기관과 29만여개 등록 기업이 나라장터를 이용해 우리나라 전체 공공조달(약 114조)의 59%를 거래했다. 이 기간에 전자입찰 24만여건을 집행하고 2064만명이 전자입찰에 참가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조달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계약 담당자와 입찰 참가자 간 대면 접촉 기회를 줄여 비리 발생 소지를 제거하고 있다”며 “공공조달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입찰서류 등이 필요 없어 비용도 절감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 업무 표준화 등 업무 처리 효율성 제고 등으로 1조4000억원, 민간 부문에서도 입찰 참가 및 제출서류 준비 등으로 6조6000억원 절감해 연간 8조원 상당의 거래비용이 줄었다.

이 같은 성과로 2003년 유엔은 유엔 공공 서비스상을 수여했다. 이듬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더 이상 개선이 필요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엔 세계정보기술서비스연맹(WITSA)이 2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정보기술올림픽(WCIT)에서 혁신 사례로 선정돼 ‘세계 IT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나라장터 수출도 쑥쑥

나라장터 시스템 수출 총액(255억원) 중 39%는 중소 IT기업 실적(하도급 포함)이다. 나라장터 수출은 중소 IT기업의 동반 진출과 현지 시장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정부 간 조달 협력 관계 구축으로 해외 조달시장 수출 기회를 발굴하기도 한다.

나라장터 시스템은 지난해 말까지 베트남 코스타리카 몽골 튀니지 카메룬 등 5개국에 수출됐다. 올해는 요르단과 르완다에 수출할 예정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나라장터를 수출하면서 IT 컨설팅, 공인인증, 문서관리 등과 관련된 해외 IT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다”며 “실례로 나라장터가 베트남에 수출되면서 베트남 정부의 전자조달 2단계 후속사업 컨설팅 계약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수주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