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전 이순간
캐나다 부동산 사업 접고 국내서 벤처 창업…양성호 500비디오스 대표

온·오프라인 연결은 신뢰가 생명…VJ들이 점포 찾아가 서비스 확인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캐나다에서 잘나가던 부동산 투자·임대 사업가가 돌연 한국에 돌아와 동영상 제작 스타트업을 차렸다. 500비디오스를 창업한 양성호 대표(사진) 이야기다. 500비디오스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게 CF(영상 광고)를 찍어주는 서비스로 지난 4월 출범했다. 양 대표가 이미 잘하고 있는 사업을 뒤로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든 계기는 무얼까.

양 대표는 부모에게서 독립하기 위해 스물아홉 살이던 2000년 무작정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처음엔 취업비자가 없어 돈을 벌 수 없었고, 그래서 편의점에서 일하던 룸메이트가 가져다 주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고 살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부동산 투자·임대 회사에 들어가 무급으로 일을 배웠다. 하루 4시간도 안 자며 열심히 일해 매출을 올리자, 회사 측은 그가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열심히 일한 그는 부장급 자리까지 올랐다.

부동산 사업에 눈을 뜬 양 대표는 2009년 자기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던 어느 날 월트디즈니에서 사무실로 쓸 공간을 찾는다는 연락이 왔다. 사진을 첨부한 제안서를 보냈더니, 디즈니에선 현장 동영상을 찍어 보내 달라고 했다. 양 대표는 갖고 있던 캠코더로 동영상을 찍어 보냈고, 월트디즈니는 만족해하며 계약을 체결했다. 양 대표는 “그때 동영상이 신뢰를 전달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후 다른 매물도 동영상을 찍어 홍보했고 매출이 3배 올랐다”고 말했다.

최근 1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대표적인 공유경제 서비스로 떠오른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와의 인연도 이때 생겼다. 방 임대를 위해 에어비앤비를 사용해본 양 대표는 서비스 편의성에 매료됐다. 결국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에어비앤비 본사로 날아갔다.

에어비앤비가 단칸방에서 서비스를 만들던 시절이었다. 그는 “미국에 있는 모든 매물의 사진·동영상을 공짜로 찍어줄 테니 구석에 내 이름을 넣어 달라”고 제안했다. 에어비앤비는 그러나 “에어비앤비 로고 외에는 아무것도 넣을 수 없다”며 “돈을 줄 테니 캐나다 매물 사진을 찍어 달라”고 역제안했다. 그렇게 양 대표는 캐나다에서 에어비앤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에어비앤비와 함께 일하며 다시 한번 절감한 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O2O 플랫폼’에서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양 대표는 부동산 중개, 맛집 소개 등 최근 많은 O2O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가보면 온라인에 소개된 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의 CF 제작 서비스인 500비디오스를 시작한 이유다.

500비디오스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VJ들이 직접 점포로 찾아가 온라인에 소개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CF를 제작한다. 최근 계약을 맺은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배달의민족의 경우 사전에 음식점 상태를 점검하고 검증된 점포에 대해서만 CF를 찍어준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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