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CEO 인터뷰] 유재면 드롭탑 대표 "혁신하는 커피점엔 레드오션 없어요"
“커피점은 단순히 차만 마시는 곳이 아닙니다. 코피스, 카페브러리 등의 신조어가 생길 만큼 커피점의 용도는 다양합니다. 이런 용도 변화에 걸맞게 메뉴와 매장을 끊임없이 혁신해 나간다면 커피점에는 레드오션이 올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유재면 드롭탑 대표(54·사진)는 지난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드롭탑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커피점은 여전히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커피전문점이 늘면서 국민들이 선호하는 커피가 믹스에서 원두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 커피 외에 다양한 판매상품 발굴이 가능하기 때문에 커피점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유 대표는 과거 웅진그룹에서 7년간 음료 사업을 관장했던 때를 회상하며 “다들 물 장사는 레드오션이라고 했지만 정수기 렌트 방식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며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을 가르는 기준은 시장에 참여한 업체 수가 아니라 바로 혁신 여부”라고 덧붙였다.

그가 지난 8월 취임한 뒤 맨 처음 착수한 일도 기존의 관행을 뒤집는 일이었다. 가맹점 관리를 맡고 있는 슈퍼바이저(SV)의 업무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이 첫 번째였다. 한 가맹점은 한 명의 SV만 담당하는 1 대 1 슈퍼바이징 관행에 칼을 댔다.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요구하는 매장관리, 고객서비스, 메뉴제조 등 각 분야마다 전문 SV가 복수로 가맹점주를 지원하도록 시스템을 뜯어고치자는 생각에서였다. 복수 SV시스템은 비용 부담은 물론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잘 볼 수 없는 모험적인 시도여서 사내 반대가 많았지만 그는 밀어붙이고 있다.

유 대표는 점포망을 늘리는 데만 급급해서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미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극심한 불황기에 가맹점 모집에 열을 올린다고 해서 그만큼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수익성 높은 점포만 새로 열어야 점주의 구전효과로 가맹점이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맹점 경영주들의 신뢰를 얻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게 유 대표의 경영 방침이다.

이런 생각을 반영한 제도가 ‘사전심의제’다. 창업희망자가 가맹점을 내겠다고 신청하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희망자를 면접, 점주의 자질과 점포의 입지가 일정한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가맹 승인을 해주지 않는 제도다.

유 대표는 물론 오너경영인(임문수 회장)까지 승인이 떨어져야 하는 까다로운 관문이다. 하지만 드롭탑은 2011년 4월 1호점을 낸 지 3년6개월 만에 250호점을 돌파, 계약 기준으로 연내 300호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깐깐한 가맹 심사가 오히려 점포망을 늘린 원동력이 된 셈이다.

유 대표는 해외 진출과 관련,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드롭탑의 인지도가 높고 현지 업체들의 러브콜이 몰려오고 있어 이르면 연내 중국이나 동남아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라며 “아시아 시장의 전문가를 해외본부장으로 영입해 시장공략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