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바다 위 LNG 기지’로 불리는 이 설비는 길이 294m, 폭 46m, 높이 26m로 축구장 3배 크기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바다 위 LNG 기지’로 불리는 이 설비는 길이 294m, 폭 46m, 높이 26m로 축구장 3배 크기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바다 위 LNG기지 띄운 기술력…스마트십 2.0 시대 앞서 연다
현대중공업(회장 최길선·사진)은 시장 흐름을 예측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글로벌 1위 조선사 자리를 확고히 해나갈 방침이다. 조선시장의 새 트렌드인 친환경 선박(에코십)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하는 한편 미국 셰일가스 개발로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대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 부문에서는 우수 설계인력 확보와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1900여척의 풍부한 선박 건조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560척의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과 함께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하게 모스형(선상에 둥근 구(球)를 얹어 놓은 것)과 맴브레인형(선체 내부에 가스탱크가 일체형으로 삽입돼 있는 것)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 바다 위 LNG기지 띄운 기술력…스마트십 2.0 시대 앞서 연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최초로 ‘바다 위 LNG 기지’로 불리는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건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기술력을 무기로 최근 미국의 셰일가스 붐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LNG 운반선 수주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선박이라는 시장의 흐름을 사전에 파악해 친환경 선형과 엔진 기술 등을 건조 중인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조선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스마트십’에 대한 R&D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십2.0은 현대중공업이 201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십1.0보다 한 단계 발전된 모델로, 선박 관련 정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최적의 경제운항과 안전운항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조선해양IT융합 혁신센터’를 설립, 스마트십2.0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시추에서부터 생산설비까지 다양한 해양설비를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1975년 해양플랜트 사업에 뛰어든 이후 엑슨모빌과 셸, 토탈 등 30여개 다국적 기업에서 수주한 180여개의 해양공사를 수행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시설 확충과 설계인력 확보 등에 힘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만급 해상크레인을 발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양 생산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형 해상크레인은 해양플랜트 물량이 점차 증가하고, 대형화됨에 따라 개발됐다. 대형 블록의 이동 및 탑재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과 함께 설계 전문 자회사인 ‘현대E&T’를 설립, 설계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현대E&T는 그룹 3사의 조선과 해양사업을 중심으로 설계 및 검사 업무를 벌인다. 현재 800명 규모의 설계 및 검사인력을 2018년까지 전문 설계분야 1600명과 검사 분야 400명 등 2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2012년 7월 서울에 ‘해양엔지니어링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센터에서는 △고정식 해상 구조물 상세설계 △‘바다 위의 정유공장’이라 불리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 상세 설계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설계인력은 160명이며, 2016년까지 5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