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경제 회복은 멀어지고 금융시장은 과열되고
글로벌 경제는 아직도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데 금융시장만은 위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다. 직접 원인은 과잉 유동성에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으로 시장에 돈은 넘쳐나는데 마땅한 투자처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도드-프랭크법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파생상품과 구조화 상품 등의 규제를 내용으로 한 이 법은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지 4년이 지났지만 하부 법령 제정 미비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문제는 초저금리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의 장기침체론이 대두되면서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설도 잠잠해지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2% 초반대, 독일 국채금리가 연 1% 아래로 내려가는 등 주요국 국채금리도 연쇄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고위험 고수익을 특징으로 하는 구조화 상품에는 더 많은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가 내달 발행 예정인 새로운 구조화채권 수요조사에 13억3500만달러가 몰렸다고 한다.
세계 경기회복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유럽은 제로성장이요, 일본도 소비세 인상 파장이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만 다시 버블을 키우는 중이다. 한국도 어느 면에서는 비슷하다. 주가는 상승세지만 기업실적은 악화일로다. 또 다른 위기가 다가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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