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육중 에이치와이티씨 대표(왼쪽)와 김향식 에이치와이티씨 미래전략사업본부장이 서을 금천구 서울연구소에서 태양광 충전기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육중 에이치와이티씨 대표(왼쪽)와 김향식 에이치와이티씨 미래전략사업본부장이 서을 금천구 서울연구소에서 태양광 충전기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초정밀 금형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군용 무전기를 배터리 없이 장시간 쓸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충전기를 개발했다.

에이치와이티씨, 태양광 군용 무전기로 '팡팡' 터졌다
에이치와이티씨가 개발 중인 ‘휴대용 통신장비용 태양광충전시스템’으로, 이 충전기는 지난 6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태양전지모듈 효율성능 시험인증을 통과했다. 민간기술을 토대로 군용제품을 만드는 스핀 온(spin-on)에 성공한 것이다.

○한 시간 빛 쬐면 12시간 사용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 충전기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19%로 기존 장비 중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A4 용지 크기의 충전기를 맑은 날 햇볕에 한 시간 쬐면 9W의 전기를 생산해 군용무전기를 12시간 동안 쓸 수 있다. 1988년부터 육군에 배치된 AM무전기용 태양광충전기는 효율이 7%에 불과해 사실상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에이치와이티씨는 상용화된 태양전지 중에서 변환 효율이 세계 1위인 미국 선파워의 후면전극형 태양전지를 독점 수입한 뒤 정밀가공 처리해 시제품을 만들었다. 태양전지 모듈을 병렬로 연결해 군 작전 중 일부 모듈이 파손되더라도 전원은 안정적으로 공급된다. 형광등 불빛에서도 충전돼 실내 사용도 가능하다. 행군 중 무전기 외부에 부착해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모듈을 버텨주는 지지판을 마그네슘을 혼합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무게는 W당 10g도 되지 않는다. 개발책임자인 김향식 미래전략사업본부장은 “배터리보다 무게를 60%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태양광충전기의 국내 군수 및 민수 시장은 연간 620억원, 해외 시장은 17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민군기술협력센터는 이런 점을 감안해 에이치와이티씨가 2013년 기술적용 연구과제로 개발을 제안한 이번 사업에 연구개발비 11억6000만원 중 75%를 지원했다. 남상우 전문위원은 “출력전압과 전류를 부하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어 무전기 충전용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에이치와이티씨는 개발 착수 1년 만인 지난 5월 초 시제품을 개발한 뒤 5월 말 경기 일산에서 열린 민군기술협력박람회와 6월 중순 제주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에 전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휴대폰용 충전기 9월 출시

에이치와이티씨는 당초 예정보다 6개월 앞당긴 내년 2월 최종 개발을 마치고 군이 실시하는 적용성 시험에 통과하는 대로 각종 통신장비는 물론 각종 무기별 전원용 태양광 충전기를 납품하기 위한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실전 배치가 결정되면 동남아 및 아프리카 중동 남미 지역부터 수출길을 뚫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태양전지용 반사방지(anti-reflective) 코팅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민수용 시장에도 진출한다. 9월 중 휴대폰과 노트북, 아이패드용 태양광 충전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케이스 내부에 충전기를 집어넣는 방식이다. 김육중 대표는 “전시회에 참석한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의 바이어들이 시제품을 보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