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유엔학교 포격 110여명 사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대피소로 이용되고 있는 가자지구 내 한 유엔학교에 또다시 탱크 포격을 가해 11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0분께 팔레스타인 주민이 대피 해 있는 제발리야 난민캠프 유엔학교에 포탄 여러 발이 날아들었다. 이 포격으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90명이 다쳤다고 가자 보건 당국은 밝혔다. 이 난민캠프에는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로 구성된 330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이 학교 교장 파예즈 아 부 다예는 포탄 여러 발이 몇 분 간격으로 교실 두 곳과 목욕탕에 떨어졌으며 이 폭발로 한 교실의 벽이 완전히 무너지고 다른 교실 벽에도 큰 구멍이 났다고 말했다. 이후 학교 안에 머물던 수백 명은 불안에 떨며 건물 밖으로 나와 안뜰에 모여 앉았다. 아이 셰 아부 다라베(56)는 "우리는 다시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우리는 도망을 하는데 그들(이스라엘)은 우리를 뒤쫓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초기 조사에 따르면 군인들이 이 일대에서 박격포 발사에 대응을 했다"라며 이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간 동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자 일부 지역에 대해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UNRWA 대변인 크리스 군네스는 "이곳에 난민이 머물고 있었다고 경고를 했었다"며 "세계가 이 공격으로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또 가자에 단 하나밖에 없는 화력발전소가 이스라엘군의 탱크 포격으로 완전히 파괴돼 가자 전체가 암흑에 휩싸이게 됐다. 외부의 전력공급선이 대부분 끊긴 상태에서 가자지구 전력 공급의 3분의 2 를 담당해온 이 발전소마저 가동을 멈추면서 가자 주민의 고통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23일 째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최소 1287명이 숨지고 72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현재 집을 떠나 유엔학교로 대피한 가자 난민은 20만명에 달한다고 유엔은 전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군인 53명과 민간인 3 명 등 56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자국 영토를 향해 로켓 포탄이 계속 발사되는 한 가자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힌 반면, 하마스는 가자 봉쇄 등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휴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