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평론가 복거일 기고문] 관료주의에 물든 삼성…지금 당장 새 변경을 개척하라
한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지성이자 작가, 사회평론가인 복거일 선생(68)의 기고문 ‘변경을 찾아서 - 과도기의 삼성이 나아갈 길’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복 선생은 2년 반 전 간암 판정을 받았지만, “글을 쓰는 데 방해된다”며 일체의 항암치료를 거부한 채 치열한 지적 탐색과 왕성한 글쓰기로 병마를 이겨내고 있다. 그런 복 선생이 최근 한국경제신문에 “삼성에 관한 글을 쓰고 싶은데, 게재할 수 있겠느냐”고 타진해 왔다. 전환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본질적인 문제를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을 통해 짚어보고, 조언을 담겠다고 했다. 본지는 특정 기업에 관한 특정인의 글을 게재하는 것이 타당한지 고민했지만, 그의 경륜과 기업, 시장경제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을 존중해 가필 없이 그가 보내온 원고 그대로 싣기로 했다.

(1) 삼성의 위치

생명체든 사회조직이든 개인적인 조직도 아주 커지면 공적 특질을 지니게 된다


1953년 1월 미국 상원 국방위원회의 청문회장. 국방장관 후보 찰스 윌슨에게 상원의원들이 날 선 질문을 던진다. 윌슨은 오랫동안 GM을 이끌었으므로, 미국의 이익과 GM의 이익이 상충되는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윌슨은 대꾸한다, “우리나라에 좋은 것은 GM에 좋고, GM에 좋은 것은 우리나라에 좋다고 저는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모두 천진했던 시절이. 이제는 누구도 감히 그런 얘기를 하지 못한다. 미국에서도 기업에 대한 믿음이 거의 다 사라지고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사회에 가득하다.

20세기 중엽에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었던 GM도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미국은 전 세계 생산의 거의 절반을 책임졌고, GM이 망하면, 포드나 크라이슬러가 이내 그 자리를 메워줄 터였다. 우리나라는 아주 작고, 외부의 충격에 무척 취약해서, 경제가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리고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워낙 크므로, 다른 기업들이 대신할 수 없다. 삼성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가 흔들린다.
일러스트=추덕영기자 choo@hankyung.com
일러스트=추덕영기자 choo@hankyung.com
삼성에 적대적인 세력이 부르짖는 “삼성공화국”이란 말이 아주 그른 것은 아니다. 그들의 뜻과는 다른 뜻에서, 삼성은 한국의 생존과 번영에 결정적인 요소다. “우리나라에 좋은 것은 삼성에 좋고, 삼성에 좋은 것은 우리나라에 좋다”고 누가 감히 말한다면, 그의 얘기는 중공군이 우리를 위협하던 시절 윌슨이 한 얘기보다 훨씬 큰 정당성을 지닐 것이다.

크기는 사물의 구조와 움직임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커지면, 바뀐다. 생명체든 사회조직이든. 그래서 개인적 조직인 기업도 아주 커지면 공적 특질을 띠게 된다. 이제 우리는 삼성에 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삼성 계열사들의 단기 실적에 대한 걱정의 수준을 넘어서, 공적 특질을 지니게 된 삼성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워낙 크고 뛰어난 기업이라서 늘 주목을 받은 삼성으로선 반가운 일이 아니겠지만, 삼성이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삼성 자신에게 맡겨두기엔, 삼성은 너무 중요하다.

(2) 삼성이 맞은 과도기

빠른 추종자 전략의 성공은 삼성으로 하여금 개척자로 변신하도록 요구한다


지금 삼성은 과도기를 맞았다. 먼저,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삼성을 이끌어온 이건희 회장이 실질적으로 물러났고 자식들이 경영 일선에 나섰다. 경영에서의 흔들림은 전혀 없었고 시장도 그 점을 높이 평가하지만, 큰 기업의 세대 교체는 긴 과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정부가 권장하는 표준적 기업 지배구조에 맞추고 대주주 일가의 상속 과정이 어우러지면서, 삼성의 기업 지배구조에서 갑작스럽게 큰 변화가 나오고 있다. 셋째, 삼성의 무대는 한국에서 온 세계로 빠르게 확장된다. 특히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는 자산, 종업원, 그리고 생산에서 해외의 몫은 이미 국내의 몫을 압도한다.

넷째, 세계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위치에서 근본적 변화가 나온다. 그동안 삼성은 여러 분야에서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을 추구해왔다. 그런 전략의 성공은 삼성을 선두 기업으로 만들었고 삼성으로 하여금 개척자(path-finder)로 변신하도록 요구한다. 이제 삼성은 스스로 새로운 전략과 기술, 시장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변신은 불확실하고 오래 걸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지난 한 세기는 ‘미국 중심의 평화(Pax Americana)’였다. 모든 일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갔고, 중요한 결정들은 모두 워싱턴과 뉴욕에서 나왔다. 이제 미국의 힘과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고, 대신 중국이 빠르게 일어선다. 이런 상황은 우리 기업들엔 혼란스러운 환경을 뜻한다.

이처럼 여러 차원에서 과도기를 맞은 삼성으로선 향후 몇 해가 결정적 시기일 수 있다. 걱정스럽게도, 삼성은 자신이 나갈 방향도, 목표도, 전략도 또렷이 보여주지 못한다. 근년에 정보의 이용이 모든 면에서 혁명적으로 발전해서, 정보의 값이 아주 싸지자, 모든 분야에서 판을 뒤흔드는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 점점 빠르게 나온다. 이런 상황에선 단 몇 해 머뭇거리는 일도 치명적일 수 있다.

(3) 정체성

삼성의 정체성은 범지구적 기업…한국 시장만을 상대할 때보다 창의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갑작스럽게 닥친 과도기를 잘 견뎌내려면, 삼성은 먼저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과도기는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기이므로, 이 얘기는 실질적으로 동어반복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정체성은 미래에 자신이 지닐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를 실제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지만, 그것만으로 정체성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자신이 설 자리와 할 일을 결정해야,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정체성을 지니게 된다.

예컨대 모든 면에서 동질적이었던 남북한이 정체성을 달리한 것은, 3년 동안 각기 미국과 소련의 군정을 받으면서 서로 다른 미래를 그렸기 때문이다. 인종과 역사, 언어를 공유한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나라가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는 것도 공유할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녀야 할 정체성은 범지구적 기업(global firm)이다. 삼성은 한국 시장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 기업’에서 ‘한국에 뿌리를 둔 세계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제 삼성은 자신을 범지구적 기업으로 규정하고 그런 정체성에 맞는 목표와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당연히, 삼성은 범지구적 기업에 어울리는 기업 문화를 갖춰야 한다. 한국 시장만을 상대할 때보다 창의적이고 너그럽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예컨대 법적 문제에 대응하는 부서의 책임자는 지금까지 대체로 검찰에서 높은 지위에 올랐던 인물들이 맡았다. 연고주의가 깊이 뿌리를 내렸고 ‘전관예우’라 불리는 구조적 부패가 만연한 한국에서 기업들은 법조계 인맥에 속하는 인물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범지구적 기업의 법무 책임자라면, 국제적 안목을 지닌 기업법 전문가인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의 기대대로 범지구적 기업으로 변신한다면, 삼성의 한국적 특질은 어쩔 수 없이 옅어질 것이다. 삼성에 대한 우리의 마음엔 늘 고마움과 대견함이 어리겠지만 (1990년대 해외에서 SAMSUNG이란 로고를 보았을 때, 그 로고를 보고 “샘숭”이라 읽는 외국인들을 만났을 때, 문득 가슴에서 치밀어 오르던 뜨거운 무엇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이제 삼성을 놓아주어야 한다. 온 세계를 무대로 삼아 활동하도록.

(4) 기업 지배구조

어떤 지배구조가 나은지는 선험적으로 알 수 없고 시장에서 시험돼야 판정이 나온다


오래전부터 한국 기업들은 지배구조를 정부가 권장하는 형태로 바꾸라는 압력을 받아 왔다. ‘순환 출자’ 구조를 지주회사 구조로 바꾸라는 얘기다.

이것은 어리석고 해로운 정책이다. 원래 기업의 지배구조는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사람의 소관이다.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

지주회사가 우리 사회에서 다른 지배구조들보다 낫다는 선험적 근거도 없다. 기업의 모습은 기업이 환경에, 즉 시장에, 적응하면서 다듬어진다. 그런 적응에 성공하면 기업은 자라나고, 실패하면 사라진다.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라 부른 과정이다. 어떤 기업구조가 나은지는 선험적으로 알 수 없고, 실제로 시장에서 시험되어야, 비로소 판정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시장은 진화 과정이 가장 잘 작용하는 곳이다. 시장 상황에 잘 적응하면, 제품과 그것을 만든 기업들은 번창한다. 지배구조에서도, 시장의 상황에 잘 맞는 지배구조를 지닌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어떤 시점에 존재하는 기업 지배구조는 당시 상황에선 가장 낫거나 버금간다고 단언할 수 있다. 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합리적이라는 생각은 역사적 정황에도 맞는다. 어떤 재화가 생산되려면, 먼저 소유권이 확립돼야 한다. 자신이 생산한 것을 자신이 소유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누구도 생산에 착수하지 않는다.

창업자는 자신이 세우려는 기업이 자기 것이 되리라 믿고서 기업을 세운다. 그리고 그 기업을 계속 자신이 소유하려 애쓴다. 기업이 자라나면, 외부 투자가 늘어나므로, 창업자의 지분은 점점 줄어든다. 당연히, 창업자는 줄어든 지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찾는다. 모든 성공적 지배구조는 이 조건을 충족시킨다.

이렇게 보면, 우리 재벌 총수들의 지분이 아주 작다는 사실은 창업자나 그의 후계자들이 적절한 지배구조를 찾아냈고 덕분에 투자가 꾸준히 이뤄졌다는 것을 가리킨다. 투자자들은 창업자를 믿고서 자발적으로 투자했고 불만이 있는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고 떠났다. 그런 과정의 어디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기업의 지배구조는 정치체제가 아니며, 기업 총수의 경영권 확보는 전제정치가 아니다.

그렇게 기업이 자라나면서, 소비자들은 삶이 윤택해졌고 종업원들은 일자리를 얻었고 정부는 세금을 점점 많이 거뒀다. 사회가 기업들에 무엇을 더 요구할 수 있겠는가? 무엇을 얻기 위해서 잘 기능하는 기업의 구조를 뜯어고치려 하는가?

불행하게도, 우리 기업들은 정부의 비합리적인 간섭에 맞설 만한 힘이 없다. 호의적이지 않은 여론과 힘센 관리들의 연합 전선에 밀려, 항의 한 번 못 해보고 지배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떠밀려서 하는 일이니, 오죽하겠는가? 갖가지 부작용들이 나왔고, 기업들은 활동이 위축되었다. 기업의 대주주들은 자신의 경영권을 지킬 길을 찾느라, 경영을 소홀히 하고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 주력 기업이 실질적으로 하나인 금융 기업 집단들에선 필요 없는 지주회사가 생기는 바람에 지주회사와 주력 기업의 경영자가 다투는 일이 잦다.

삼성은 몸집이 크고 해외 투자자가 많아서, 지배구조를 정부가 권장하는 대로 바꾸기 어렵다. 대주주 일가의 상속까지 겹쳐서, 작업이 무척 복잡하다. 물건과는 달리, 사람은 자신의 이해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원래 사회 조직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삼성의 지배구조 조정은 기업의 내생적 논리보다는 그런 외적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대주주 지분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여전히 문제적이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경우 거액의 상속세금을 내야 하는 점까지 감안할 때, 대주주 지분이 줄어들면 경영권은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삼성그룹의 공적기능과 책무를 생각하면 지분은 분산이 아니라 집중되는 것이 맞다.

(5) 내재적 위협 : 관료주의

관료주의는 조직의 크기와 비례…창의성 없어지고 위기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협력사들은 수익 충격(earnings shock)을 겪고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단기적 수익 전망에 관해서 논의가 많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삼성의 중장기적 전망도 함께 살피고 삼성에 열린 전략들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삼성의 성공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찾아내서 대비해야 한다.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냉엄하다. 삼성의 터전인 한국은 작은 나라여서, 삼성은 큰 나라의 대기업들보다 원천적으로 불리하다. 게다가 한국은 사회주의적 이념이 큰 영향력을 지녔고 민중주의적 정책들이 경제 활동을 억압하는 사회여서, 삼성처럼 큰 범지구적 기업이 근거로 삼기 좋은 사회가 아니다. 국제 질서의 변화도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삼성으로선 걱정스럽다. 상대적으로 쇠퇴한 미국과 빠르게 부상한 중국은 각기 다른 이유로 자국 기업들에 유리하도록 시장을 조작한다.

이처럼 점점 험난해지는 환경에 적응해서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삼성은 강인한 기백을 지닌 조직이 되어야 한다. 걱정스럽게도, 삼성은 원숙한 대기업이 맞는 문제인 관료주의에 물들었다. 삼성을 오래 관찰한 사람들은 삼성 임직원들의 행태가 점점 관료적이 되어간다고 얘기한다. 외부의 눈길을 두려워해서, 무슨 일이든지 효율이나 효과를 찾기보다 말썽이 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하려 든다. 그런 관료주의가 삼성이 맞은 가장 큰 내재적 위협이다.

관료주의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조직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작은 부서의 이익을 앞세우는 행태를 가리킨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위험을 회피하고, 되도록 일을 벌이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전가하고, 효율을 위한 개선에 적대적이고, 파벌을 지어 움직인다.

관료주의에 물든 조직은 창의성이 없어서, 활력이 작고, 특히 큰 위기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관료주의는 조직의 크기와 비례한다. 조직이 커지면, 내부 관계가 점점 복잡해져서, 조직원들의 활동은 내부 관계의 조정에 점점 많이 바쳐진다. 아울러, 조직의 크기는 3차원적이지만 조직이 외부와 접촉하는 면은 2차원적이므로, 조직이 커지면, 외부와의 접촉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자연히, 조직원들은 외부의 상황 변화에 둔감하고 내부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마음을 크게 쓴다.

관료주의에 대비되는 특질은 낭만적이고 모험적인 행태다. 그런 행태는 변경(frontier) 사회의 풍토에서 전형적으로 나온다. 모험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만 의지해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변경개척자(frontiersman)는 큰 조직에서 주로 서류를 움직이는 관료와 가장 대척적인 존재다. 정착하면, 어쩔 수 없이 관료주의가 나온다. 자신이 이끄는 기업이 관료주의에 물드는 것을 막으려는 경영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변경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건희 회장이 해 온 일이다. 기억하는가? - “아내와 자식만 빼놓곤, 모든 것들을 바꿔보자!”

개인에게나 조직에게나 인류에게나, 변경은 중요하다. 아서 클라크의 말대로, “문명은 새로운 변경들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그것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새로운 변경들을 필요로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새로 개척할 시장이 없다면, 기업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쇠퇴해서 끝내 소멸한다.

페이팔(Paypal)에서 번 돈으로 스페이스X(SpaceX)를 설립해서 우주 사업으로 진출한 엘론 머스크는 화성에 사람들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화성! 화성에 사람들을 보내는 일은 100년 안쪽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일을 꿈으로 삼다니! 하긴 꿈은 그런 것이다. 눈길이 변경을 향하지 않으면, 꿈을 얘기할 수 없다.

인류의 마지막 변경(final frontier)이라는 우주를 자신의 시장으로 삼은 기업가가 화성을 얘기하는 것은 오직 자연스럽다. 삼성이 과도기를 맞았다는 얘기는 삼성이 변경을 잃었다는 것을 뜻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새로운 변경이었던 사업들이 이미 정착민들로 바글거리는 도시가 된 것이다. 삼성 임직원들이 관료주의에 물들었다는 평가는 삼성 경영자들이 당장 새로운 변경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23일자 2부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