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요구 왜 안하나"
르노삼성은 노·노 갈등까지
22일부터 2차 부분파업
한국GM이 지난 17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임금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조립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한경DB

한국GM이 지난 17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임금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조립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한경DB

[노동계 파업 예고…멍드는 기업] 한국GM發 '통상임금' 후폭풍…산업계로 확산…쌍용車·만도 등 개별노조도 社측 압박

한국GM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겠다고 노조 측에 제안한 이후 자동차 업계에 이런저런 파장이 일고 있다.

르노삼성에선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지 않은 대표노조(개별기업 노조)를 향해 소수인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가 불만을 제기하며 노·노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르노삼성에는 2개의 노조가 있다.

통상임금 확대는 민주노총 소속인 금속노조의 중점 추진사항이다. 하지만 쌍용차, 만도 등 개별기업 노조들도 한국GM의 선례를 활용해 회사 압박에 나서고 있다.

◆거세지는 통상임금 확대 요구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는 21일 소식지에 ‘통상임금… 왜 르노삼성만 빠져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지회는 “이번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를 사측에 요구하라고 대표노조에 전달했음에도 최종 임·단협 요구안에서 빠졌다”며 “대표노조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대표노조를 비판했다.

지회는 또 “조합원 90% 이상의 찬성으로 파업 결의를 했음에도 대표노조는 지난 14일 2시간 부분파업 이후 쟁의권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노삼성은 2000년 르노그룹 인수 직후 출범한 사원대표위원회가 2012년 개별기업 노조로 전환해 조합원 2500여명의 대표노조가 됐다. 금속노조는 2011년 별도 노조(지회)를 설립해 25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노조는 2012년과 2013년 두 해 연속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2011년과 2012년 각각 적자가 났기 때문에 사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작년 르노삼성이 영업이익 444억원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하자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커졌고, 지난 4일 90.7%의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여기에 한국GM이 선제적으로 통상임금을 확대하는 결정을 하자 제2노조인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가 대표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르노삼성 2개 노조는 22일 부산공장 2시간, 광주 1시간 등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3일 대구 1시간, 24일 부산 4시간 등으로 부분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투쟁력이 강한 금속노조가 통상임금을 기회로 조합원을 늘릴 가능성이 있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쌍용차에서도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이날 임·단협 14차 교섭을 진행했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이후 기업 회생을 위해 회사 측에 적극 협조해왔다. 그러나 이날 교섭에서는 통상임금 확대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오는 30일 임·단협 1차 교섭을 시작한다. 만도 노조 역시 2012년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개별기업 노조이지만 한국GM의 통상임금 확대 선례를 발판으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주장할 예정이다.

◆통상임금 이용하는 상급단체

자동차업계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요구는 지속적으로 거세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22일 한국GM의 통상임금 확대 결정 이후 처음으로 임금협상 교섭(12차)을 개최한다.

금속노조 산하 최대 조직인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를 올해 최대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같은 날 9차 교섭을 진행하는 기아자동차도 통상임금 확대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들은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통상임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의 사례처럼 개별기업 노조가 대표노조인 사업장에서도 잠잠하던 통상임금 이슈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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