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라인 부식은 리콜 사유 아닌 유지 보수 문제"

사상 최악의 리콜 사태에 시달리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가 제동장치 부식 문제로 약 1천건에 달하는 불만이 보고된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을 거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은 제동장치 부식 문제가 불거진 1999∼2003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GMC 등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약 180만대에 대한 리콜을 거부했다고 NYT가 전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0년부터 GM 차량의 제동장치 부식 문제를 조사해왔다.

지금까지 접수된 관련 소비자 불만은 약 1천건이며, 이 문제로 인한 사고는 26건, 부상자는 3명이 보고됐다.

소비자들은 브레이크 오일이 지나는 통로인 '브레이크 라인'이 부식되면서 오일이 새는 경우가 있는데, 오일이 새면 제동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GM은 브레이크 라인이 부식된 것은 유지보수의 문제일 뿐 리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GM은 "차량의 브레이크 라인이 닳는 것은 GM만의 문제가 아닌 자동차 업계 전반의 유지보수 문제"라며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브레이크 패드가 닳게 되면 갈아줘야 하는 것처럼 브레이크 라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본의 자동차업체 스바루가 브레이크 라인 부식을 우려하며 66만대의 차량을 리콜 조치한 것과는 상반되는 결정이다.

GM은 지난 2001년부터 점화·에어백 장치의 결함을 알고도 쉬쉬하며 리콜하지 않다가 올해 2월에서야 리콜에 나서 '늑장 대응'으로 구설에 올랐다.

GM은 늑장 리콜의 책임을 물어 직원 15명을 해고하고, 올해에만 모두 30여차례에 걸쳐 거의 3천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리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