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넬라이즈 올슨 HP 아태 PC 부문 수석부사장이 지난 2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HP 아시아·태평양(APJ) 미디어서밋’에서 클라우드 기술이 적용된 가상화 서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뭄바이=박병종 기자
아넬라이즈 올슨 HP 아태 PC 부문 수석부사장이 지난 2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HP 아시아·태평양(APJ) 미디어서밋’에서 클라우드 기술이 적용된 가상화 서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뭄바이=박병종 기자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기술이 소외된 지역에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열대 밀림의 종 다양성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인도 뭄바이에서 7월2일부터 3일까지 열린 ‘HP 아시아·태평양·일본(APJ) 미디어서밋 2014’에서는 클라우드·빅데이터 기술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체적인 예가 제시됐다. HP는 정보기술(IT) 분야의 혁신을 지원하는 방법론으로 ‘새로운 방식의 IT(New Style of IT)’를 꺼내들었다. 최근의 IT 환경이 빅데이터·클라우드·모바일·보안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IT 인프라 혁신 전략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낙후 지역에 의료 서비스 제공

[Smart & Mobile] 클라우드·빅데이터로 밀림생물 보호·낙후지역 의료 서비스 지원
HP의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인도의 ‘e-헬스센터’가 소개됐다. 인도는 8억 인구가 살고 있지만 의료시설은 매우 열악하다. 닉 라자리디스 HP APJ 수석부사장은 “75%의 의사가 도시에 살고 있는 반면 전체 인구의 73%는 시골에 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료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구매력 등의 이유로 적절히 배치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인도 외곽 지역의 1차 진료시설은 3만명당 1개꼴로, 90%의 인도인이 기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 8㎞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

HP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헬스센터’를 만들었다. e-헬스센터의 목표는 HP의 기술을 활용해 빈곤층에 우수하고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e-헬스센터는 설치가 쉽고 값이 싸다.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공개 진료 기록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의료 진단 장비도 갖췄다. 이 같은 설비를 통해 현장에 있는 의료진이 진단 검사 결과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의사에게 전송해 원격 진단을 받을 수 있다.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해 전문의와 상담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3만6000명이 넘는 환자가 e-헬스센터의 혜택을 입었다.

○빅데이터로 생물종 보호

HP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제공한다. 짐 메리트 HP APJ 수석부사장은 “자연 생태계 역시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며 “HP의 빅데이터 기술로 스마트하게 지구를 진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보호협회(CI)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열대 우림의 생물 분포와 변화에 대한 분석자료를 만든다. HP는 각종 센서와 카메라 등을 밀림에 설치해 생물종, 강수량, 기온, 태양 복사열 등과 관련된 수백만개의 자료를 취합·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데이터 분석시간이 전보다 9배 빨라져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이 가능했다.

이 시스템 덕에 연구 대상 275종 가운데 33종(12%)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 파소 산림보호구역에 사는 말레이곰과 흰코사향고양이, 탄자니아 우드중와 산맥 국립공원의 네발가락코끼리땃쥐 등이 멸종 위기라는 것이 밝혀졌다. 당국은 이 종들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효율적인 IT 인프라 구축 필요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 같은 프로젝트가 구현되려면 효율적인 IT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다. 생물종 보호 프로젝트에 사용된 빅데이터 솔루션은 HP의 ‘헤븐’으로 정형, 반정형, 비정형 데이터 모두를 관리·분석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이 구동될 서버도 중요하다. HP가 제안하는 시스템은 ‘오디세이’와 ‘문샷’ 서버다. 오디세이는 서로 다른 운영체제(OS) 기반의 애플리케이션도 하나의 장비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하는 업무용 클라우드 플랫폼이며 문샷은 저전력 빅데이터용 제품이다. 스토리지 장치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채용한 ‘스리파(3PAR) 스토어서브 7450’이 소개됐다. 그동안 대부분의 스토리지 장치는 빠르고 전력효율이 높은 SSD를 놔두고 여전히 하드디스크(HDD)를 사용했다. SSD가 비쌌기 때문이다. HP는 스리파 스토어서브 7450의 가격을 1기가바이트(GB)당 2달러 미만으로 낮췄다. 응답속도가 10배 빠른 SSD를 HDD와 비슷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HP는 이날 새로운 종합 컴퓨팅 플랫폼인 ‘더 머신’을 발표했다. 더 머신은 새로운 프로세서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HP가 새롭게 선보인 프로젝트다. 기존의 구리선이 아니라 광학 소재의 ‘포토닉스(Photonics)’를 이용해 발열 없는 컴퓨팅이 가능하다. 데이터센터의 고질적인 발열과 과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전용 OS도 개발해 데이터센터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