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강 점검 강화

최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수뇌부의 내분이 커진 가운데 이번에는 국민은행 직원이 연루된 수억원대 금융 사고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이 특별 검사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신한은행에 이어 국민은행까지 직원 금융사고가 빈발하자 은행권 전역에 대한 불시 검사 등을 통해 기강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모 프랜차이즈업체 공동 대표가 국민은행 한 지점 직원의 도움으로 또 다른 대표의 명의를 도용해 대포통장을 만들어 수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는 민원을 인지하고 특검에 돌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도 국민은행과 관련된 문제가 제기돼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공모한 국민은행 직원과 업체 공동대표는 부부 사이다.

이들 부부는 업체 공동대표 직함과 은행원이라는 직위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금융 사고는 피해를 본 업체의 또 다른 공동대표가 지난 27일 금감원까지 직접 찾아와 국민은행의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또 다른 공동대표도 다른 명의의 계좌 개설을 알고 있었으며 해당 국민은행 직원은 본인이 직접 내점하지 않았음에도 계좌를 만들어줘 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징계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이 사고와 관련해 국민은행에 문의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은행 계좌를 규정에 맞지 않게 개설했던 것으로 횡령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은행에서는 지난해 직원이 국민주택채권 9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발각됐다.

국민은행은 또 도쿄지점 부당 대출,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으로 금융당국의 특별 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은행에 맡긴 고객 돈을 '쌈짓돈'으로 생각하는 금융 사고가 국민은행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신한은행 모 지점 차장급 직원 1명은 한 달간에 걸쳐 고객 돈 1억원어치를 빼돌려 도박 등에 썼다.

신한은행은 한 달여간 이 사실을 모르다가 본점 감사에서 적발한 뒤 금감원에 보고해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냈다.

더욱 문제는 신한은행이 문제의 직원을 검찰에 고발하려고 했으나 이 직원이 돈을 모두 갚아 이런 조처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직원이 고객 돈을 마음대로 빼내서 도박으로 탕진했으나 다시 채워놓았으니 별 문제가 아니라고 은행이 판단한다면 어이없는 일"이라면서 "최근 은행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직원 6명이 배우자 등 18명의 개인신용정보를 173차례 조회하고, 사망자 예금 3건(1천500만원)을 상속인 모두의 동의 없이 중도 해지해 지급했다가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최근 경영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에 직원 재교육 강화와 더불어 순환 근무제 및 명령 휴가제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순환 근무제는 정기적으로 직원 보직을 바꿔 부서 비리나 부실 여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다.

명령 휴가제는 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사이 사측에서 취급 서류 재점검, 부실·비리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직원 횡령과 같은 사고는 선처 없이 엄중하게 제재하고 해당 직원의 책임자까지 관리 감독 부실 여부를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태종 이지헌 기자 president21@yna.co.krtaejong75@yna.co.krpa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