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해외에서 한국 온라인몰의 상품을 직접 사들이는 소위 ‘역(逆)직구’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스노보드복을 만드는 ‘롬프’가 러시아 일본에 상표등록을 하고 유튜브 광고를 시작하는 등 해외 직접판매가 한국 중소업체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 중이다.

외국인 '직구族' 잡아라…패션 中企 매출 '쑥쑥'
온라인몰을 제작하는 웹 호스팅 업체 ‘카페24’는 지난해 8월 해외 쇼핑몰 플랫폼을 개발한 이후 7400개 회원사가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이 지난해 판매한 금액은 약 300억원으로 올해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의류 전문몰 미아마스빈은 지난해 매출의 20%가 넘는 40억원어치를 해외에서 팔았다. 남성의류 전문몰 ‘리멤버클릭’은 최근 아마존에 입점했다. 박태학 리멤버클릭 대표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2012년에 비해 300%가량 성장했다”며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해 올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노보드복을 만드는 ‘롬프’는 러시아 일본 등 해외 각국에 상표권을 등록했다. 유튜브를 통해 광고도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 조우빈 대표는 “2년 내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해외고객에게 판매한 상품의 총 금액은 21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1600억원) 대비 31.25% 증가했다. 지마켓에서 운영하는 영문숍의 거래 금액은 33% 늘었다.

대형업체들도 해외 직접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핸드백 브랜드 ‘쿠론’, 신발 브랜드 ‘슈콤마보니’ 등 6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영문판 사이트의 시범 운영을 최근 시작했다. 중국어 버전도 추가할 계획이다. 엠티콜렉션의 핸드백 브랜드 ‘메트로시티’와 한섬이 최근 출시한 ‘덱케’는 다음달 영문판 직접판매 사이트를 열 계획이다.

김선태 카페24 해외사업총괄이사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단순히 번역 페이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전용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해외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역직구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