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 3년' 무엇이 달라졌나…

시장참여자 다양해졌지만 건전성 확보 '제자리'
2011년 2월 부산저축은행 계열을 포함해 6개사의 영업정지라는 충격 조치와 함께 저축은행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다. 시중은행과 외국계 대부회사 등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시장참여자가 다양해진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경쟁을 통한 시장질서 재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 이탈과 부실 경영으로 인한 추가 퇴출 불안이 여전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은행 외국계 등 다양해진 시장참여자

4대銀·대부업체, 저축銀 가세…자산은 '반토막'

현재 저축은행 수는 91개다.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2010년 말에 비해 14곳이 줄었다. 회사 수는 줄었지만 시장참여자는 훨씬 다양해졌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경쟁에 나섰고, 외국계 자본과 대부회사들도 속속 가세해 경쟁환경이 치열해졌다.

저축은행에 대한 상시구조조정 체제가 가동되면서 나온 매물 중 금융지주사와 증권사가 인수한 곳은 17개에 달한다. 신한(옛 토마토저축은행) 국민(옛 제일저축은행) 우리(옛 삼화저축은행) 하나(옛 제일2, 에이스저축은행) 등 4대 시중은행도 뛰어들었다.

국내 자본의 저축은행 인수가 한계에 달하자 정부는 외국자본과 국내 대부업체에도 문을 열었다. SBI(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친애(옛 미래저축은행), 조은(옛 신민저축은행) 등 8곳이 외국계 자본에 팔렸다.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인수도 가시권이다. 대부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이 예주저축은행(옛 서울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옛 전일·대전·한주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형 플레이어들의 시장 진입은 경쟁 강화와 선진기법 도입으로 업계의 체질 변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 이탈, 추가 퇴출 우려 여전

대규모 자금 수혈 덕분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1.04%(작년 9월 말 기준)로 2010년 말에 비해 2.01%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연체율이 1년 전보다 1.6%포인트 오르는 등 경영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먼 길을 가야 한다는 평가다. 우선 대규모 고객 이탈로 수신잔액이 2010년 말 76조8000억원에서 작년 9월 말 33조1200억원으로 57% 급감했다.

누적적자 해소와 건전성 확보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도 여전하다. SBI저축은행은 BIS비율 7%를 맞추기 위해 다음달까지 4500억원을 증자하기로 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야 할 형편이다.

내실 다지기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20% 중금리대 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규모는 5000억원 이하로 유지하면서 내실 있는 성장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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