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해외 업체와의 특허 소송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올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작년 12월 말 ‘산화인듐주석(ITO) 필름’과 관련해 일본 니토덴코가 제기한 특허 소송에서 니토덴코의 소(訴) 취하를 이끌어내며 사실상 승소했다. ITO 필름은 전기가 통하는 투명 필름으로 스마트기기의 터치스크린 패널을 만드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다.

LG화학은 2012년 자체 기술로 ITO 필름을 개발했다. 그러자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계 1위 니토덴코는 그해 7월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이에 LG화학은 ‘니토덴코가 주장하는 특허기술은 오래전부터 업계에 통용된 기술’이라며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1년6개월간의 특허분쟁 끝에 니토덴코가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작년 12월20일 소송을 취하했다”며 “사실상 패소를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12년 8월 미국 다우케미칼이 제기한 ‘엘라스토머’ 특허침해 소송에서도 이겼다. 엘라스토머는 탄성을 지닌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제품으로, 자동차용 범퍼의 충격보강재와 건물 차음재 등으로 쓰인다.

LG화학이 특허 소송전에서 잇따라 승리한 배경에는 전사적 특허경영시스템이 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초반 특허 담당자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고, 최대한 빨리 특허출원 절차를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2008년 이후 특허출원 건수가 매년 10% 이상씩 증가했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특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질 등 첨단 소재 분야를 합해 2만5000여건에 이른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