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용으로만 경유 쓰는 수도권 사용량 늘어

경유를 연료로 하는 디젤 자동차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작년 한해 국민 1인당 경유 소비량도 부쩍 늘었다.

대한석유협회는 한국석유공사와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국민 1인당 경유 소비량이 438ℓ를 기록해 전년의 419ℓ보다 4.5%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같은 기간 1인당 휘발유 소비량은 2.1% 증가한 240ℓ에 그쳐 증가폭이 경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민이 경유를 더 많이 쓰게 된 것은 디젤차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작년 디젤 승용차 판매량은 45만4천986대로 전년의 38만5천389대보다 6만9천597대(18.1%)가 더 팔렸다.

수입 디젤차(9만7천185대)가 무려 45.8% 늘어 디젤차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국산 디젤차(35만7천801대)도 12.3% 증가해 힘을 보탰다.

특히 국산은 거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뿐 아니라 세단도 골고루 잘 팔렸다.

국산 디젤 승용차 판매량은 SUV 27만4천139대, 세단 8만3천662대로 각각 11.7%, 14.2% 늘었다.

지역별 경유 소비량을 보면 디젤차의 파급력이 더욱 선명해진다.

90% 이상이 운송용으로 쓰이는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운송용과 산업용이 절반씩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유를 운송용으로만 쓰는 도심지보다 농기구와 소형 선박 등 산업 용도로도 사용하는 지방의 소비량이 훨씬 많다.

실제 전국에서 1인당 경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828ℓ), 전남(299ℓ), 충북(747ℓ) 순으로 나타났고 서울(141ℓ)은 소비량이 가장 적었다.

그러나 서울은 최근 1년간 경유 소비량이 6.0% 증가해 평균을 웃돈 데 비해 충남은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도의 경유 소비량도 5.8% 올라갔다.

수도권의 절대적인 경유 사용량은 지방보다 적지만 디젤차 보급이 확산돼 빠른 속도로 소비가 늘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서도 수입차가 많이 다니는 중구(393ℓ), 서초구(337ℓ) 등은 1인당 경유 소비량이 월등히 높았다.

서초구는 휘발유 사용량도 517ℓ에 달해 전국에서 휘발유를 가장 많이 썼다.

경유와 휘발유를 통틀어 기름을 가장 적게 쓴 지역은 서울 노원구로 경유 51ℓ, 휘발유 76ℓ를 사용했다.

한편 기름값이 내린 것도 경유·휘발유 소비 증가에 한몫을 했다.

경유 가격은 작년 2월 4일 ℓ당 1천885.55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려 현재(2014.1.2) 1천795.15원으로 내렸다.

휘발유값도 같은 기간 2천84.5원에서 1천968.98원으로 떨어졌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서울 등 도심에서 사용하는 경유는 주로 차에 들어가는 용도"라면서 "수입차가 늘면서 경유 소비량도 덩달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