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막아서겠다" 두 번이나 강조한 女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취임
“어떤 외풍과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은행으로 만들겠습니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사진)이 30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취임했다. 그는 평소 조용하고 차분하던 모습과 달리 “외풍을 막아서겠다”는 말을 두 번이나 하며 신임 행장으로서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은행장에 내정되는 순간부터 ‘매화’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인내와 단호함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대한 변화에 맞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 행장이 이처럼 강조한 것은 정부가 대주주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조만간 있을 임원 인사 등에서 관료를 비롯한 외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권 행장은 향후 기업은행의 경영 전략과 관련, 막연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점포 운영, 비용 집행, 인력 배치 등에 있어 혹시라도 비효율이 없는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금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권 행장은 “기업은행의 핵심 역량은 중소기업 금융에 있다”며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고 더 큰 우산으로 기업인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전통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직에 급격한 변화를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다음달 중순께 단행할 임원진 인사폭과 관련한 질문에는 “변화와 혁신은 한꺼번에 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큰 변화를 이룰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