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1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STX 관련 문건에 따르면 강 회장은 올해 1월 STX조선해양의 2012년 경영성과 평가를 통해 10억4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STX조선해양은 기준 성과급 20억원에 성과 달성률을 곱해 회장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

단, 성과달성률이 50%에 못 미치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문제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STX조선해양 성과 평가위원회가 강 회장에게 성과급을 주기 위해 성과달성률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STX조선해양의 경영 성과는 경영목표, 전략목표, 임팩트 등 3가지로 분류, 평가된다.

강 회장은 계량평가에 해당하는 '경영목표(수주액, 매출액, 영업이익, 시가총액) 달성' 평가에서 모두 최하등급인 D를 받아 항목별 점수를 합산해도 성과 달성률이 '0'이었다.

하지만 비계량평가에 해당하는 전략목표와 임팩트는 달랐다.

전략목표 중 '영업수주 및 마케팅 총력'과 '비전 2020 기반 구축'에서 각각 최고등급인 S등급(15점), '경영효율성 혁신'에서 A등급(12점)을 받아 총 42점을 얻었다.

'경영리스크 대응'에 해당하는 임팩트 평가에서는 10점을 받았다.

이로써 성과달성률은 52%를 기록, 강 회장은 10억4천만원(20억원×52%)을 받았다.

이를 두고 STX조선해양의 성과 평가위원들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비계량평가를 악용,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 성과 달성률을 끌어냈다는 의혹이 나온다.

성과급이 지급된 올해 1월 STX조선해양은 재무구조 및 유동성 악화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운 상태였다.

STX조선은 강 회장에게 1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지 석달 뒤인 올해 4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당초 올해 2조500억원, 내년 650억원 등 모두 2조7천억원을 STX조선해양에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손해배상 청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신규 수주도 줄어 최대 1조8천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강 회장이 2001∼2012년 STX 각 계열사에서 받은 근로소득은 배당금을 제외하고 1천2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84억6천만원을 받았다.

STX 측은 이에 대해 "1천21억원 중 적지않은 금액을 장학재단과 복지재단에 출연하고 세금으로 냈다"며 "아울러 경영권 보강 차원에서 STX 계열사의 지분도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10억4천만원의 성과급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공시하지도 않은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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