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원 인사 태풍오나…6대銀 임기만료 부행장 절반 바뀔듯
은행권에 임원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써 임기 만료를 앞둔 부행장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산업 농협 등 국내 6개 대형 은행의 부행장 53명 중 30명의 임기가 다음달 또는 내년 초에 끝난다. 주요 은행 부행장 10명 중 6명꼴로 퇴임과 연임 사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는 얘기다.

◆6개銀 부행장 30명 임기만료

우리은행은 수석부행장을 포함한 부행장 11명 중 6명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임기가 끝난다. 이동건, 이광구, 박태용, 이용권, 이경희 부행장의 임기가 다음달 8, 9일 만료된다. 김양진 수석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은행 안팎에선 이들 6명 중 2~3명이 교체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이 시작되는 내년 3월께 추가 인사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엔 부행장(부행장보 포함) 12명 중 9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임영진, 이동환, 이상호, 김영표, 최영수 부행장의 임기가 다음달 31일 끝난다. 이동대, 주인종, 설영오, 이원호 부행장은 내년 2월7~11일에 임기 만료를 맞는다. 이 중 임원 재직기간이 4~5년에 이르는 부행장 등 4~5명이 물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은행은 한성수, 정수진, 김병호, 함영주 등 부행장 4명의 임기가 내달 31일 만료된다.

산업은행은 부행장 11명 중 7명의 임기가 내년 1월 중순께 끝난다. 임경택, 김윤태, 노융기, 류희경, 김상로, 성기영, 김열중 부행장 등이다. 이 중 재직기간이 3~4년 이상인 3~4명 정도가 물러날 전망이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임원 인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정기 임원 인사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농협은행은 8명의 부행장 중 김승희, 김용복, 김종운, 김홍무 등 4명의 임기가 내년 3월2일 만료된다. 국민은행은 이건호 행장이 지난 7월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은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만 국민은행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에 이어 예·적금 담보대출 이자 과다 수취,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건 등의 악재가 잇따라 쏟아지고 있어 문책 또는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임기 만료를 앞두거나 재직 기간이 긴 부행장 수가 워낙 많아 임원 인사 폭이 다른 때보다 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 만료 대상 중 절반 이상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행장 7명도 임기 만료

은행장 7명의 임기도 올해 말과 내년 초 만료된다. 이 중 3~4명이 교체될 것이란 게 은행권의 대체적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인물은 다음달 27일 임기가 끝나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이다. 실적이 뛰어난 데다 안팎의 신망이 두터워 연임을 점치는 시각도 있지만, 정권 초기여서 후임 인사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임기가 만료된다. 두 행장 모두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내년 3월1일 임기가 끝나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의 후임 인선은 내년 초 시작될 예정이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2월이며 박영빈 경남은행장과 허창기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 주총까지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23일 만료된다. 다음달 12일 차기 회장 후보가 결정된다. 금융권에선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