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미국과 영국에서는 자본시장에 의한 사전 기업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영 참여나 사업구조 개선 등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의 지분 등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F)가 자본시장에서 사전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한다.

미국의 PE 투자액은 1057억달러(약 112조원)로 세계 투자액의 약 39%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은 401억달러 규모다. PE 투자금액 중 상당액이 사전 기업구조조정의 도구로 활용되는 바이아웃에 들어간다.

바이아웃 펀드는 투자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구조 개선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조항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본시장 참여자에 의한 사전 구조조정은 지배구조, 경영전략,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따른 기업의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과 영국도 사후 구조조정 제도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관한 절차를 담은 법(챕터11)은 한국의 법정관리 및 워크아웃 제도의 모델이 됐다. 조 수석연구원은 “한국도 법적 제도와 병행해 자본시장을 통한 선제 기업구조조정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