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율 10%로 줄지만 신용카드 먼저 쓴 뒤 체크카드 사용이 유리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낮추기로 하면서 체크카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체크카드 하루 사용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등 체크카드 활성화대책을 마련 중이어서 체크카드 사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것은 ‘카드테크’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루 사용한도 늘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체크카드 하루 사용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부정사용 방지 등을 위해 하루에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한도를 300만~500만원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계 부채를 줄이고 지하경제 양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체크카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용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크카드도 신용카드처럼 신용등급에 맞춰 사용한도를 늘려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체크카드 발급 실적을 은행이나 카드사 직원의 성과평가지표(KPI)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PI에 포함되면 성과급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크카드 발급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카드사가 체크카드 발급을 위해 은행 계좌를 이용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행 수수료율은 0.2%다.

체크카드는 3월 말 기준 1억184만장이 발급됐다. 정부의 체크카드 확대 정책에 따라 발급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카드 사용액 중 체크카드 사용액 비중은 10% 수준으로 미국(42%), 영국(74%), 독일(92%)에 비해 매우 낮다. 이를 3년안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게 정부의 계획이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 어떻게?

정부는 이날 발표한 세제개편안 수정안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기로한 원안을 유지키로 했다. 체크카드 공제율(30%)도 손대지 않기로 했다.

소득공제율만 보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연말정산 때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신용카드에 주어지는 각종 혜택이 체크카드보다 많은 만큼 연소득과 카드사용액을 고려해 두 가지 카드를 적절히 섞어 쓰는 ‘카드테크’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권한다.

카드 소득공제는 카드로 연소득의 25%를 넘게 사용한 금액에 대해 이뤄진다.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1250만원 이상 사용한 금액부터 적용된다. 원안에 따르면 연봉의 25% 이상 사용액에 대해 신용카드는 10%, 체크카드는 30%를 공제한다.

1250만원까지(연봉 5000만원 가정) 쓰지 않는다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는 만큼 할인 등 혜택이 거의 없는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를 쓰는 게 낫다. 1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를 쓰는 게 더 유리하다. 신용카드로 1250만원까지 사용한 뒤 체크카드로 1000만원을 쓴다면 할인 혜택을 최대한 누리고, 공제한도 300만원도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제 기준인 2250만원을 초과하면 다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체크카드 결제금액을 늘려봐야 공제한도에 걸려 더 이상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금액에 대해선 신용카드 사용으로 포인트를 쌓는 게 더 유리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