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사회공헌은 '선택적 윤리'…삼성·현대차 등도 동참

국가발전의 최고 원동력은 기업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기업은 경제성장의 발판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다. 어느 나라에 글로벌 기업이 많다는 것은 그 나라 경제력이 글로벌 급이 됐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기업의 역할이나 책임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비중이 커질수록 기업에 요구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진다. 좀더 윤리적이기 원하고, 더 사회에 베풀기를 바라고, 일자리를 더 창출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기업의 궁극적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이다.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윤이 생겨야 일자리 창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가능하다. 기업의 이윤추구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의 작동 원리는'이윤'


경제연구소 등이 한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해야 할 우선순위’로 ‘사회 기여’를 꼽는 경우가 많다. ‘이윤 획득’이라는 응답은 의외로 적다. 이런 생각이 단순히 기업이 사회에 뭔가 기여해야 한다는 추상적 수준의 믿음이나 희망이라면 괜찮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건 없이 기부금을 내놓고, 낙도에 병원을 설립해야 하는 것 등을 기업의 ‘의무’로 생각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그런 생각의 바탕에는 기업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어서 그렇게 거둬들인 이윤의 일부를 강제로라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 분명 자선단체는 아니다. 각 개인의 경제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하기 위해 만들어진 집단이다. 기업은 돈과 인력, 기술과 지식을 결합시키는 매개체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결합시키는 근본적 목적은 ‘이윤추구’다. 돈도 이윤을 위해 투입되고, 인력도 임금을 받기 위해 기업에 들어간다. 지식과 기술이 제공되는 이유도 결국 돈이다. 인류의 부(富)를 늘리고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기업만큼 좋은 제도가 없다는 것은 문명사회의 오래된 경험이다. 기업의 작동 원리에 ‘이윤’이라는 인센티브가 깔려있는 셈이다.

#창의·혁신도 이기심이 원동력


창의와 혁신은 21세기 기업경영의 키워드다. 하루가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기술(IT) 시대에 창의와 혁신은 생존을 좌우하는 열쇠다. 하지만 기업이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혁신이라는 엔진을 다는 것도 궁극적으론 회사의 이윤을 창출하려는 이기심 때문이다. 기업들이 국제무대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인재를 육성하고, 새로운 마케팅 노하우를 도입하는 것도 세계를 위하고, 인재를 키우려는 그 자체보다 그로 인해 회사의 이윤이 더 창출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표현대로 기업에도 이기심의 원리가 작용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윤창출이라는 이기심이 고용을 창출하고, 더 나은 제품으로 소비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이기심이 기업의 윤리나 사회적 공익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정한 룰을 지키며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필요에 따라 법적 규제로 기업의 무분별한 이기심을 자제시키고, 소비자도 품질과 가격에 기업의 윤리를 감안해 제품을 선택한다. 정도를 벗어난 이익추구는 오히려 기업에 독이 된다는 뜻이다.

#기업 사회공헌 목소리도 커져

“기업의 사회공헌은 용을 길들이는 것과 같다. 과정은 힘들지만 잘만 길들이면 명망과 이윤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흔히 쓰이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영어 뜻 그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한다. 기업이 경제적 책임이나 법적 책임 외에도 폭넓은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 경영방침의 윤리적 적정성,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파괴, 인권유린 등과 같은 비윤리적 행위 여부나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정도, 제품 결함에 대한 잘못의 인정과 보상 등이 포함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CSR 지수’는 기업 이미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CSR 지수가 지나치게 낮으면 ‘악덕기업’으로 낙인 찍히기도 한다. 기업들이 CSR 활동을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CSR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마케팅 능력을 키우는 수단이기도 하다. 삼성·현대차·SK 등도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CSR은 필수다. 기업들의 이미지가 나쁘면 해외진출은 물론 제품판매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CSR 활동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국무원 소속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2년 중국 내 100대 외자 기업의 CSR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대만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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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스피에르가 우유값을 반으로 내렸더니…

[Cover Story] 사회공헌은 '선택적 윤리'…삼성·현대차 등도 동참

시장경제에 대한 무지로 엄청난 대가를 치른 대표적 사례가 로베스피에르(1758~1794)의 ‘반값 우유’이다. 로베스피에르는 1798년 자코뱅당 지도자로 프랑스혁명을 이끈 인물이지만 공포정치를 펴다 결국 자신이 만든 단두대에 목이 잘린 인물이다.

프랑스혁명기에 시민들은 생필품 가격이 오르자 불평이 많았다. 로베스피에르는 대중의 인기를 인기를 끌기 위해 “우유값을 반으로 내리라”고 명령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단두대로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부가 우유값을 원가 이하로 동결해 버리자 농민들은 젖소 사육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우유 공급량이 줄어 암시장에서 우유값은 더욱 뛰게 됐다. 로베스피에르가 우유 공급이 줄어든 이유를 묻자 농민들은 건초값이 비싸 수지를 못 맞춘다고 변명했다.

그러자 로베스피에르는 이번에는 건초값을 내리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건초재배 농민들은 건초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토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해 이번에는 건초값이 폭등했다.

결국 건초 공급도 줄고,젖소 공급도 줄어 반값으로 내린 우유값은 예전 가격의 10배로 폭등했다. 가격규제 이전에 어린이까진 먹일 수 있었던 우유가 이제는 갓난아이에게도 먹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중의 인기를 상실한 그는 반대파들에 의해 단두대로 끌려가게 된 것이다.

루소의 계몽사상 숭배자인 로베스피에르 자신은 검소하고 평생 독신으로 살며 오로지 혁명에 헌신한 인물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이면서 시장경제 원리를 몰라 불행을 자초했다.

“선한 의도가 오히려 나쁜 결과를 빚고,천사가 지옥을 만든다”는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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