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를 이끄는 비둘기파(온건파) 중앙은행 총재 2인이 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증시를 끌어올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3.08% 치솟은 6,421.67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2.11% 오른 7,994.31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2.90% 상승한 3,809.31로 각각 문을 닫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통화정책회의 직후 지속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상당기간 기준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더 낮추겠다”면서 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ECB의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또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이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다.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포르투갈의 상황 악화에 대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한 포르투갈 증시는 이에 힘입어 3.79% 뛰었다.

ECB가 이날 기준 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음에도 경제 상황이 안 좋으면 언제든지 소방수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것을 잠재웠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의미를 부여했다.

마크 카니 유럽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국내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보장되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 우려를 잠재웠다. 자산매입 규모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집트가 새로운 임시 과도정부를 구성한 가운데 포르투갈 정치권이 정국 수습을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독일 증시에서 코메르츠방크가 6.61%, 도이체방크가 3.02% 급등했고, 프랑스 증시에서 소시에테제네랄이 5.30% 뛰는 등 은행주들이 랠리를 보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