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에 사는 이병남 씨(67)는 2006년 경북 상주 인근에 220㎡ 규모의 땅을 구입했다. 이곳에 주택을 신축해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다. 2007년에는 본인 명의로 서울의 한 아파트를 구입해 살다 최근 매도하고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이씨는 시골 주택의 경우 규모나 위치 등 요건에서 농어촌 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과거 매도한 아파트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비과세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귀농을 생각하고 농어촌 지역에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 사이에서 양도세 이슈가 뜨겁다. 양도소득세 과세특례를 적용받을 것으로 생각하다가 이씨의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이 많다. 농어촌주택을 매입한 뒤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선 크게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어촌 주택의 취득 시점과 규모, 위치 등이다.

우선 2003년 8월1일에서 내년 말(농어촌주택 취득기간)까지의 기간 중 △1개의 농어촌주택(자가 건설 주택 포함)을 취득해 △3년 이상 보유하고 △농어촌주택 취득 전에 보유하던 일반 주택을 추후 매도하면 과세당국은 해당 농어촌주택을 소유주택으로 보지 않는다. 일반주택과 농어촌주택을 동시에 소유했다 하더라도 ‘1가구 1주택’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일반주택을 3년 이상 보유했고, 고가주택에 해당되지만 않으면 일반주택을 매도하면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어촌주택을 구입한 시점이 일반주택보다 반드시 나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농어촌주택을 정의할 때 무상·유상 개념을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즉 농어촌주택을 취득할 때 증여나 상속인지, 매매를 통한 것이거나 직접 신축한 것인지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재지 요건도 있다. 농어촌주택은 수도권 이외 지역이어야 하고, 도시지역 및 허가구역에도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 취득하는 농어촌주택과 보유하고 있던 일반주택이 행정구역상 같은 읍·면 또는 인근의 읍·면에 소재해도 과세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

농어촌주택의 규모와 가격 면에서도 제한이 있다. 대지면적이 660㎡ 이내이고, 주택 연면적이 150㎡(공동주택은 116㎡) 이내여야 한다. 주택 및 부수 토지의 합계가액은 취득 때 국세청 기준시가 7000만원(2008년 1월1일 이후는 1억5000만원, 2009년 1월1일 이후 취득분은 2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마지막으로 과세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 신고 기한 내에 일반주택 및 농어촌주택의 토지대장, 건축물대장을 첨부한 ‘과세특례적용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농어촌주택의 과세특례를 받으려면 이처럼 복잡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때문에 귀농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세법 내용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

조영욱 < 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