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회사 중 점유율 1위인 삼성생명(부회장 박근희·사진)이 올해 ‘초격차 경영’을 화두로 내세웠다. 2위 그룹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게 경영진의 각오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9일 “다른 보험사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린다는 경영 전략을 세웠다”며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생명에서 초격차 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초격차 경영에 나선 것은 갈수록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삼성생명의 입지 축소에 우려를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178조원으로, 생명보험업계 전체(548조원)의 32.5%다. 전년(35%) 대비 2.5%포인트 감소했다. 작년 3월 농협생명이 출범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한때 40%를 넘었던 월납초회보험료 비중은 훨씬 더 축소됐다. 작년 4~12월 삼성생명이 거둔 초회보험료는 5조1848억원으로, 생보사 전체 보험료(18조8236억원) 대비 27.5%였다. 작년 말 즉시연금 열풍이 불지 않았다면 초회보험료 점유율이 20% 선까지 밀렸을 것이란 게 내부 판단이다.

삼성생명이 또다시 공격 경영을 표방하면서 중소형 보험사들엔 비상이 걸렸다. A사 임원은 “삼성생명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소형 생보사들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생명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