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점업(빵집)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이후 날카롭게 대립해온 동네 빵집과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전격 화해했다. 소송·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 허민회 CJ푸드빌 대표, 김서중 대한제과협회장은 27일 서울 구로동 동반성장위원회에 모여 ‘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동네빵집을 각각 대표하는 세 사람은 손을 맞잡고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합의서는 △중기적합업종 권고 사항을 성실히 준수하고 △상호 비방을 자제하며 △소송 등 법적 분쟁을 모두 취하하고 △소비자 후생 증진과 제과점 업계 발전을 위해 협력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제과협회 가입을 독려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로써 제과협회가 지난해 8월 동반위에 중기적합업종 지정 신청서를 내면서 시작된 ‘빵집 싸움’은 반 년 만에 마무리됐다. 김 회장은 “지난주 SPC그룹이 동반위 권고를 수용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업계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상생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이번 합의를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허 대표는 “이미 2011년부터 해외 진출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계속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룰을 정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선 우리 주장을 적극 폈지만 일단 룰이 정해지면 그것을 최대한 잘 지킨다는 게 파리바게뜨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출점 공세에서 한숨 돌리게 된 동네빵집들이 자립 가능한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제과점업은 다음달 1일부터 2016년 3월 말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중기 적합업종이기 때문이다.

제과협회를 제소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협회의 내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소송을 낸 것이므로 취하할 계획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SPC그룹과 제과협회는 이들에게 소송 취하를 적극 설득할 방침이다. 제과협회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 이상 대형 프랜차이즈를 공격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