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주인들 뭉쳐 협동조합 만들려는데…

Q. 저는 서울 청량리동에서 ‘천수한방삼계탕’을 운영하고 있는 김미옥(54)입니다. 점포가 청량리역에서 성바오로병원 방향에 있는 대로변 1층에 있어 입지는 A급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60평) 규모에 4인용 테이블 22개를 두고 있습니다. 2010년 4월 가게를 인수해 개업한 지 3년 정도 됐습니다. 창업비용은 점포구입비와 시설비용을 합쳐서 2억5000만원이 들었고, 직원 4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 높은 한방삼계탕 외에도 옻삼계탕, 녹두삼계탕, 전복삼계탕과 저녁 술자리 손님을 위한 닭볶음탕, 찜닭, 오리백숙 등을 판매하고 있어 점심과 저녁 매출이 골고루 오르고 있습니다. 매출이 매년 20%씩 증가해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하루 180만~2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요. 최근에는 닭과 오리를 접목시킨 일품요리를 선보여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저를 포함해 친목 모임을 갖고 있는 7명의 음식점 사업자들과 의기투합, 동업형태의 매장을 만들기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할까 합니다. 협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합니다.


[자영업희망콜센터] 5명만 모이면 설립…정부도 협업화사업 지원

A.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됨에 따라 조합원이 공동 소유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되는 협동조합 원리를 골목상권에 도입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5인 이상 조합원으로 출자 규모에 상관없이 조합 설립이 가능해졌습니다. 협동조합은 동업과는 개념이 다른데, 조합원 간 신뢰가 중요하며 각자의 이해를 앞세우면 결코 성공하지 못하는 모델입니다. 사전 교육과 조합정신에 대한 이해와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설립절차와 서식은 행정적으로 아주 간소화돼 있습니다. 정관에는 필수적인 조항이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 부문에는 조합원 교육, 협동조합 간 협력, 지역사회 기여 등 3가지 사업이 포함돼야 합니다. 정관, 이사회 회의록 작성법은 범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서류를 작성하다 보면 간단치 않습니다. 발품을 팔아 해당 지자체나 기획재정부 등 관련 정부기관에 자문을 구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스스로 모여 설립하고 조합원이 만들어가는 경제사업체입니다. 사회사업이나 자선사업을 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협동조합이 사회적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조합원의 욕구 충족입니다. 조합원이 원하는 바를 실행하고 조합원을 만족시키는 것이 최고의 목표입니다.

협동조합 사업은 여러 사람이 협동해서 하는 것이어서 사업의 질이나 규모는 커지고 비용은 절감된다는 점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 고수익이 발생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업을 잘하기 위해 돈도 벌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돈 버는 것 자체가 협동조합의 목표는 아닙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설립해 소유하고, 통제하고, 감시하며 이용하는 사업체입니다.

그러나 전문성 부족 때문에 소유는 하되 경영을 분리해 전문가에게 맡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협동조합은 조합을 구성하는 조합원, 조합장, 임직원 등 3자 간의 대화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들은 조합의 목표를 공유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어려운 경제 여건을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소상공인 협업화 사업을 조만간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는 5인 이상의 소상공인이 협동조합 형태의 자발적인 협업체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협업체당 약 1억원 한도로 총 300개 협업체를 발굴해 지원합니다. 중기청은 이달 말까지 협업체 신청을 받아 3월 예비 협업체 선정, 4~5월 협업화 입문 교육, 5~10월 협업체 최종 선정 및 예산 지원, 11월 이후 성과점검 등의 순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협업 성공사례를 롤 모델로 협동조합을 조직하기 위해 예비창업자나 소상공인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협업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중소기업을 국내 경제의 주축으로 키우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기조도 협업화 바람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우선 예비협업체(협동조합)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달 말까지 해당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됩니다. 신청양식은 소상공인진흥원 홈페이지(www.seda.or.kr)에서 다운받으면 되며, 사업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대표전화 1588-5302)로 문의하면 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