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우리은행 신입사원 300명 모집에 지원자는 무려 3만명이었다. 작년 상반기는 1만명 지원에 200명을 최종 선발했다. 다른 금융회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신입사원으로 뽑힌 500명은 어떤 자질을 갖췄기에 ‘우리은행맨’이 됐을까.

한경잡앤스토리가 29일 우리금융그룹 6개 계열사 인사담당자를 초청, ‘금융권 입사 전략 이렇게 짜라’ 잡콘서트를 열었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8층 강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아비바생명, 우리FIS(IT지원회사) 채용담당자와 신입사원 6명이 참석했다. 올들어 첫 금융권 채용설명회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온 취업준비생 600여명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바른 품성의 금융전문가 원한다”

‘바른 품성을 지닌 금융전문가.’ 우리은행이 함께 일하기 원하는 인재상이다. 적절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겐 행복과 만족을, 회사엔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우리은행 사람’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은행도 조직이기에 소통과 팀워크를 이룰 줄 안다면 금상첨화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직접 대하는 은행업 특성상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열한 금융전쟁을 벌이는 우리투자증권은 ‘1등 의지가 충만한 인재’를 찾고 있다. 박준형 인사부 과장은 “1등 종합금융투자회사를 꿈꾸는 우리투자증권에는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최고 지향 인재라면 언제든 문을 두드리라”고 주문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정보기술(IT) 사업을 맡고 있는 우리FIS는 금융 관련 학과 출신이면서 IT 개발에 관심 있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적극 환영이라고 했다.


◆자기소개서는 가능하면 빨리 제출

합격으로 가는 첫 관문인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이종건 우리은행 인사과장은 합격하는 자기소개서 쓰기의 비결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왜 자기를 뽑아야 되는지 논리적이면서 설득력 있게 쓰기, 둘째 단순 나열보다 자신만의 장점을 알기 쉽게 서술하기, 셋째 구체적 지원 동기와 입사 포부 밝히기, 넷째 자신감과 입사 열정을 담는다면 좋은 자기소개서가 될 것입니다.”

안창문 광주은행 인사부부장은 “지방은행 특성상 국제행사와 은행 영업을 접목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제시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병익 우리FIS 인사차장은 “경영학도면서 IT 자격증을 딴 사람이 있었다”며 “최근의 채용 추이는 한 가지만 잘하는 스페셜리스트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잘 모르는 사자성어나 영어문장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했다.

자기소개서는 마감 당일날 내기보다는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해 제출하는 것이 인사담당자가 더 꼼꼼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접 땐 완벽함보다 진실성 보여야

자기소개서 과정을 통과해도 또 하나의 산은 면접이다. 그럼 면접관은 어떤 사람을 뽑고 싶어 할까. 이종원 경남은행 과장은 “완벽함보다는 인간적이고 모르는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하는 모습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경력자가 아닌 신입사원을 뽑는 자리기에 지원자의 발전 가능성과 성실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면접은 면접장뿐 아니라 대기장소, 화장실 등에서도 이뤄질 수 있기에 면접날은 어디서든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다. 박준형 과장은 “면접장 밖에서의 진짜 모습을 평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 채용설명회에 참석, 미리 인사담당자의 안면을 익히는 것도 합격 전략 중 하나다. 전병준 우리아비바생명 인사팀 관계자는 “채용설명회 때 인사담당자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 입사에 관심을 적극 표현한 지원자가 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입사를 목표로 하는 지원자라면 꼭 지점을 방문해 볼 것을 권했다. 이종건 과장은 “몇 해 전 입사자 중에는 서울시내 우리은행 지점 40곳 분석과 행원들의 격려메시지를 요약 정리한 PPT를 만들어 면접 때 제출한 사람도 있었다”며 “이런 열정이 있다면 감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