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더 늘어날 겁니다.”

정봉주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사진)은 27일 “금융자산을 부동산으로 옮기는 방향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종로와 대치동, 경기 남양주와 파주 등에서 10여년간 부동산중개업을 하며 실전감각을 익힌 정 팀장은 금융연수원 대학 기업 등에서 부동산 강의도 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고수라는 평을 듣는다.

◆수익형 부동산 수요 더 늘어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올해 더 늘 것이란 게 정 팀장의 전망이다.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첫 번째 이유다. 그는 “저금리가 장기화되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찾아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예·적금 등 금융자산만으로는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가지는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 수입의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실물 자산을 통한 임대수익 확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예·적금 이자가 연 3%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반면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은 여전히 연 5~6% 정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크게 낮아진 것도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다. 정 팀장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융소득을 다른 곳으로 분산하려는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양하게 만들어 절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작년보다는 떨어질 것이란 게 정 팀장의 예상이다. 그는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호황을 보이면서 수익형 부동산을 지을 수 있는 토지의 가격이 꽤 올랐지만 임대료 상승률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며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위축으로 임대료 올리기가 힘든 상황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무지구와 신도시 상권 유망

정 팀장은 특히 지난 수년간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가 많이 상승했던 강남권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그는 “서울 4대문 권역과 영등포 구로 등을 중심으로 수익형 부동산 매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권했다. 업무 시설이 늘고 관광 수요로 인해 상권도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동탄 파주 김포 등과 더불어 세종시 등 신도시도 새로운 상권 형성에 따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 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을 매도할 때도 지역 상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기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하철 환승역이 늘어남에 따라 생기는 ‘더블 역세권’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게 되지만 경쟁상권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도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증여 때도 수익률 높은 부동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세법이 바뀌면서 고액 자산가들로부터 사전 증여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미래가치가 높거나 현재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부동산을 먼저 증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세금을 얼마나 더 내느냐’보다는 증여받은 자녀들이 자산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