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행장 조준희·사진)은 올해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또 인사혁신을 통해 학력 차별을 없애고 계약직 사원에 대한 처우 개선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3년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은 10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내년도 전체 순증액의 40% 수준인 4조원을 신규 공급 목표로 잡고 있다.

누적 기준으로는 작년 36조원 정도였던 중소기업 자금 지원 규모를 올해 38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중 주력 지원 분야로는 △설비투자 9조원 △창업기업 8조5000억원 △소기업·소상공인 7조5000억원 등이다. 대출금리 인하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통한 중소기업과의 상생·발전을 위해 새해부터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0.5%에서 9.5%로,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13%에서 9.5%로 각각 인하했다. 연체 최고금리도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모두 연 11%로 낮췄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작년 초 연 17%에서 12%로 내린 데 이어 작년 8월부터는 10.5%로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 혜택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우량 중소기업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신용등급별로 금리 상한선을 만들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신용등급별로 상한선 역할을 하는 금리를 뒀는데, 연 4%대부터 9.5%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가산금리 체계도 완전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금리에다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정해 왔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기준금리 상한선을 정한 뒤 담보가 있는지, 기업은행의 우량고객인 ‘패밀리 기업’인지 등을 따져 금리를 차례로 차감하는 ‘감면금리’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조치로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행장은 이에 대해 “줄어드는 수익 부분은 조달비용 감축, 비이자수익 확대 등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50년 동안 쌓아온 리스크관리 노하우로 수익구조를 적극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사회적 관심을 일으켰던 채용 혁신도 이어갈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작년 7월 인사에서 운전기사와 보일러공, 청원경찰 출신 등을 지점장이나 4급 과장으로 발탁했다. 작년 하반기 신입행원 정규직 공채에선 은행권 최초로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와 전문대 졸업자를 일반전형과 별도로 분류해 뽑았다.

조 행장은 “장애인과 사회적 배려대상 채용은 일회성 이벤트나 쇼가 아니다”면서 “이들이 진정으로 일에 만족하고 직원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일 일반 계약직 사원 1132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일시에 전환했다. 계약직 사원의 고용 안정과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무기계약직으로 바뀌면 대부분 정년(만 59세)이 보장된다. 급여와 복지 등 처우도 대졸 행원과 비슷해진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