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펀드시장에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저금리, 저성장 기조 속에서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미국 재정절벽,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한 대외 변수, 과도한 유동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할 때 펀드 투자도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원자재 펀드 등으로 다변화하는 적극적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주식형, 상·하반기 이원화 전략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코스피지수의 흐름을 ‘상저하고’로 진단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펀드도 상반기와 하반기로 각각 나눠 펀드별 분할 매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반기에는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면서 가치주펀드나 중소형주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상품전략팀장은 “미국 재정절벽 등의 불확실성이 상반기까지는 남아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자산배분형이나 가치형, 배당형 등 수익을 방어할 수 있는 펀드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성장형펀드의 비중 확대를 권했다. 대외적인 불활실성이 완화되면서 미국, 중국 등 국내외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다면 대형주 중심의 성장형펀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부동산 회복에 따른 고용시장 개선과 소비 증가, 중국 경기 턴어라운드로 성장형펀드의 초과수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해외 채권형펀드 “눈높이만 낮춘다면…”

해외 펀드 중에서는 올해 10% 넘는 고수익을 내면서 자금몰이를 했던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 채권형펀드 투자는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것에 비해 여러 국가에 분산투자할 수 있어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효과적이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채권이 저금리 기조, 경기 둔화 등으로 주식에 비해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하이일드채권 부도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하이일드채권형펀드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채권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데다 신용등급 상향과 통화 강세도 예상된다며 이머징현지통화채권형펀드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다만 이미 주요국 금리 수준이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또한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성과를 압도했던 해외 주식형펀드는 원금 회복 구간에 들어갈수록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회복이 더뎠던 중국본토A주펀드는 가격메리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9월 이후 최저점에 놓여 있는 중국본토펀드의 성과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