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환 전 현대모비스 부회장(62·사진)이 4년10개월 만에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돌아왔다.

현대차그룹은 30일 한 전 부회장을 현대로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이 지난 24일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별세한 데 따른 인사다. 한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인사발령이 나기 전부터 현대로템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었다. 현대로템은 사장 없이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로 운영된다.

한 부회장은 서울대에서 기계공학 학사와 기계설계학 석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1983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옛 기아정기와 카스코, 본텍 사장 등을 거쳤으며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끝으로 2008년 1월 퇴임했다. 그는 퇴임 후 창원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센트랄 부회장으로 일해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동차와 고속전철, 기관차 등 철도차량과 전차 등 군수장비를 제작하는 현대로템의 사업 특성상 대표 자리를 오래 비워 놓기 힘들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구역량과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현대정공에서 일할 때 철도차량 제작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의 복귀는 물러난 임원들을 다시 불러 쓰는 정 회장의 독특한 인사 스타일이 반영됐다. 최근 품질 및 기술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을 중용하는 정 회장의 의지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