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경제위기 상황지지만 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호황입니다. 최근 풀리기 시작한 2009년, 2010년 빈티지가 워낙 품질이 뛰어난 데다 유로화 약세로 미국 수출이 늘었고,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이 커지고 있거든요.”

28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만난 실비 카즈 ‘보르도 그랑크뤼연맹’ 회장(57·사진)은 “2009년은 포도가 자라기에 최상이었던 ‘그레이트 빈티지’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 132개 와이너리가 가입한 보르도 그랑크뤼연맹을 이끌고 있는 그는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소펙사)와 함께 이날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2012 보르도 그랑크뤼 전문인 시음회’를 열었다. ‘그랑 크뤼’는 뛰어난 포도밭을 뜻하며,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샤토나 포도밭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2009년 빈티지를 소개하는 올해 행사에는 101개 와이너리가 참가해 특급 와인들을 선보였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수입사 관계자와 소믈리에, 레스토랑 운영자 등 와인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연맹 소속 와인을 홍보하기 위한 시음회다.

그는 13년 전 처음 방한한 뒤 거의 매년 한국을 찾고 있다. 카즈 회장은 “한국 와인 소비자들의 수준이 놀랍게 성장했다”며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는 보르도 와인에 대해 매번 설명해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먼저 알아보고 자신이 원하는 와인을 찾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르도 와인은 비싸다는 편견이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대부터 최고급 와인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과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신대륙 와인들과 경쟁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