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브라질 상파울루 판매점 조제 마우리시우 안드레타 주니오르 사장(58)은 8일(현지시간)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딜러 생활 44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주니오르 사장은 “지난달 10일 영업을 시작한 지 20일 만에 HB20 650대를 계약했고 그 중 274대는 고객에게 인도했다”며 “나머지 376대의 물량을 받아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운영하는 판매장(안드레타 HMB캄피나스)은 상파울루주 캄피나스시에 있으며 현대차의 브라질 전략 차종인 HB20만 판매한다. 주니오르 사장은 HB20의 인기비결로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5년간의 보증기간 등을 꼽았다.

브라질이 자동차 업계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대차가 9일 브라질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먼저 진출한 도요타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브라질은 2010년 331만여대의 자동차 수요(판매량)로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 시장이 됐다. 자동차 판매가 2002년 139만대에서 지난해 341만여대로 10년 새 2.5배 가까이 늘어났다.

브라질자동차공업협회는 2015년 자동차 수요가 500만대를 기록해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도 자동차업계의 발길을 끄는 이유다.

브라질 시장 1위(올 1~9월 점유율 22.9%)인 피아트는 2011~2014년 100억헤알(약 5조3323억원)을 투자한다. 연산 80만대 규모인 베팀공장 외에 2014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고이아나 지역에 연산 25만대의 공장을 건설, 연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장점유율 2위(21.2%)인 폭스바겐은 2014년까지 타우바테공장에 5억달러를 투자, 연산 10만대 규모의 증설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3위인 GM도 공격 경영을 예고했고 포드는 공장 증설을 통해 연 45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BMW도 2억유로(약 2855억원)를 들여 소형차 생산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도 가세했다. 체리자동차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상파울루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2%대(올 1~9월 2.8%)에 그치고 있는 도요타는 지난 9월 두 번째 현지 생산거점인 소로카바 공장(상파울루주)을 완공했다. 연간 생산능력이 18만대로 늘었다. 도요타는 현지 전략형 모델 ‘에티오스’를 앞세워 내년에 20만대를 판매, 브라질 시장 5위권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에티오스의 판매가는 2만9990~4만2790헤알(약 1599만~2801만원)이다.

현대차도 내년 판매목표를 20만대로 잡았다. 현지 공장 생산분 15만대에 한국에서 수입하는 모델 5만대를 합한 물량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9월까지 브라질시장에서 4만5629대(점유율 1.7%)를 팔았다. 브라질 시장 전용 신차 HB20은 1ℓ나 1.6ℓ엔진을 장착한 소형 해치백이다. 브라질 특성에 맞게 에탄올과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퓨얼 시스템’을 갖췄다.지난달 10일 출시 이후 주문량이 5만대를 넘었다. 올해 브라질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2만6000대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차값은 3만1995~4만7995헤알(약 1706만~2559만원)이다.

현대차는 브라질 전역에 120개의 ‘HB20’ 전용 딜러점을 열었으며 연말까지 18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파울루=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