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에 장기간 가입했을 때 자산운용사 상품의 성적이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1년 첫 연금저축이 등장한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올라준 덕분이다.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커 마이너스 수익을 낸 연금펀드도 적지 않았다.

보험사 연금상품의 경우 10년 내 실수익률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15년 이상 납입하면 일반 적금보다 나은 수익을 내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입 초기에만 사업비(수수료)를 많이 떼는 구조 때문이다.

◆매년 마이너스 수익 내는 상품도

1년 이상 가입한 연금저축 중에서 증권사들이 주로 판매하는 연금펀드의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리티 연금저축뿐만 아니라 삼성자산운용이 2008년 선보인 ‘당신을 위한 신연금 액티브 증권전환형’ 수익률도 연평균 18.01%에 달했다. 신영자산운용이 2001년 내놓은 ‘신영연금60 증권전환형’ 수익률은 연 17.21%였다. 반면 우리자산운용이 2007년 출시한 ‘연금 차이나인덱스 증권전환형’의 경우 연평균 수익률이 -6.4%였다.

생보사 중 상위권 성적을 내는 연금저축의 수익률은 연평균 5%대였다. 손보사 상품의 평균보다 1%포인트가량 높았다.

보험사 연금저축 중에선 초기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았다. 가입 후 7~10년간 월 납입액의 8~9%를 사업비로 떼기 때문이다. 원금에서 사업비를 뺀 뒤 나머지를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다만 생보사 연금저축에 가입한 뒤 20년만 지나면 적립률이 150%, 30년이 지나면 230%를 대부분 상회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은행권 연금저축 상품은 유일하게 수수료를 모두 떼고도 원금을 보전해줬다. 연간 수익률이 가장 낮은 제주은행도 연평균 2.8%를 기록했다. 은행 연금신탁의 평균 수익률은 연간 4% 정도였다.

◆“수익률과 수수료 동시 비교해야”

연금저축의 추후 월수령액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투자 수익률(또는 공시이율)과 수수료다. 투자 수익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각 상품 수수료는 비교할 수 있다.

생보사 중에서 가입 후 10년째 수수료(적립금 대비)가 가장 낮은 상품은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더블파워연금’이었다. 10년째 수수료가 0.19%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세이브 연금보험1204’ 수수료 역시 0.29%로 낮은 편이었다.

반면 한화생명이 2001년 선보였다 판매를 중단한 ‘신개인연금보험’의 수수료는 10년째 1.4%로 가장 높았다. 현재 파는 연금(0.4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손보사 중에서 10년째 수수료가 가장 낮은 상품은 삼성화재의 ‘소득공제단체보험’으로, 0.34%였다. 반대로 수수료가 높은 상품은 그린손해보험의 ‘그린연금 실버보험’이었다. 적립금 대비 1.35%를 떼는 구조였다. 메리츠화재의 ‘더블안심연금보험0604’(1.2%)도 높은 편이었다.

은행권에서 가장 적은 수수료를 떼는 상품은 국민은행의 ‘KB실버웰빙연금신탁 채권형’이었다. 0.48%만 뗐다. 반대는 수협은행이었다. 2001년부터 연금저축을 판매한 수협은행은 10년째 1.45%를 수수료로 징구했다. 전북은행(1.28%) 대구은행(1.2%) 우리은행(1.13%) 등도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20~30년간 가입하는 초장기 상품인 만큼 과거 수익률과 수수료를 종합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연금저축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1인당 연간 4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상품. 2001년부터 은행(연금저축신탁)과 증권사(연금저축펀드), 보험사(연금저축보험) 등에서 판매 중이다. 중도에 해지하면 기타소득세(22%)를 내야 한다.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 방식으로 수령한다. 수령 때 연금소득세(5.5%)가 붙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