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 발사는 빨라야 발사 예비일 마지막날인 31일에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헬륨가스 누출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더 지연되면 국제기구들과 협의한 발사 예비기간(31일까지)을 넘길 수밖에 없어 11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로호는 러시아 1단 로켓 하단에서 헬륨가스 누출을 막아주는 고무 마감재(실링)가 파손돼 발사를 연기했다. 나로호가 세워져 있는 상태에서는 부품 수리와 원인 파악이 힘들어 로켓을 조립동으로 다시 가져가 고쳐야만 한다. 부품 수리와 원인 파악에 최소 3일가량 걸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부품 파손에 대한 기술 분석이 끝나면 27일 중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를 열 예정이다. 발사일을 최종 결정하는 ‘나로호 3차 발사 관리위원회’는 28일에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아무리 빨라도 31일 전에는 발사를 재개하기 어렵다. 나로호 발사를 재개하려면 이틀 전에는 발사대로 로켓을 이동시켜야 하는데 발사관리위원회가 열리는 날 로켓을 이동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원인 파악과 점검·수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 지금까지 잡혔던 일정을 전면 백지화하고 발사 시기를 새로 잡아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문제는 우주 발사체를 발사해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시간대, 즉 ‘발사 윈도(launching window)’가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나로과학위성의 경우 하지 전후의 6월과 7월에는 오후 발사 윈도가 열리지 않으며, 12월과 1월에는 오전 발사 윈도가 열리지 않는다. 나로호 3차 발사 시기를 당초 10월26~31일로 잡은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계절적 고려였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러시아 측이 여유 부품을 갖고 있어 파손된 실링 부위를 교체하면 금방 다시 발사할 수 있다”면서도 “다른 사유로 2차적인 파손이 생겼다면 당초 26~31일로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 예정일을 넘길 수밖에 없어 기간을 다시 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