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사태 이후 원전의 안전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지만 원전 의존율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원전의 안전을 총체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

17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개막한 ‘2012 월드그린에너지포럼’의 원자력 세션에서는 지속 발전이 가능한 원자력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스즈키 다쓰지로 일본원자력위원회 부회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세계 원자력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원자력 에너지의 사용 비중을 제로화할지 여부를 놓고 국민 공개토론 과정을 거쳐 곧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하지만 원전 사용 중단시 뒤따를 엄청난 에너지 비용 증가와 이어지는 사회 전반의 충격을 감안할 때 쉽게 중단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원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제1의 과제로 보고 원자력 안전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국 에너지부 원자력안전국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볼 수 있듯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며 “핵연료 저장고 관리 기술과 원전사고 때의 비상전력 확보, 원자로 격납용기 방호 등 원전사고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원자력산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원자력의 위험성과 안전성, 국민 수용과 국민 신뢰도 등 4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개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문희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반면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세션에서는 원자력을 대체할 분야로 태양광 에너지가 일본을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는 “LG전자와 삼성SDI, 금호전기 등은 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며 “문제는 고효율 전지를 생산하는 비용이 얼마나 저렴한가에 달려 있는 만큼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마구치 마사후미 도요타공과대 총장은 ‘청정에너지, 태양광의 중요성 및 현재와 미래’라는 발표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불분명성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였다”며 “일본은 후쿠시마 태양광마을 조성 등 장기적으로 태양광 쪽으로 에너지원을 옮겨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르틴 뮐러 루벤에너지개발사 프로젝트 매니저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태양광 이용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EU는 신규 회원국 네트워크 태양광 발전지원(IEE) 프로젝트를 마련해 추진 중”이라며 “이 프로젝트에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터키 키프로스 등 14개국이 참여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루 베이레폿 태국 왕립몽쿠트대 에너지환경협력대학원 교수는 “태양광 분야는 장기적으로 아시아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럽 관련 기업들의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지역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별취재팀 김태현 영남본부 부장(팀장), 하인식 차장, 김덕용, 강종효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