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파리모터쇼’에서는 전 세계 자동차 회사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업체들은 각 브랜드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출시행사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폭스바겐그룹은 모터쇼 프레스데이 하루 전인 지난 26일(현지시간) 주요 경영진과 미디어 관계자 등 1400여명을 초청해 ‘폭스바겐그룹 나이트’(사진)를 열었다. 폭스바겐그룹의 1인자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과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을 비롯해 루페르트 슈타들러(아우디), 제임스 뮈어(세아트), 빈프리트 바흐란트(스코다), 슈테판 빈켈만(람보르기니), 볼프강 슈라이버(벤틀리&부가티), 가브리엘레 델 토르키오(두카티) 등 그룹 내 브랜드의 최고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최근 아우디에 인수돼 폭스바겐그룹의 새 식구가 된 두카티는 이색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토르키오 최고경영자(CEO)가 가죽점퍼를 입고 직접 바이크를 운전하며 등장해 박수를 받았다.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은 “2014년까지 150개의 신모델을 내놓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로 올라서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각각 전기차를 내놓고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두 회사의 전시장은 나란히 붙어 있어 라이벌 간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벤츠는 소형 전기차 B클래스 일렉트릭 드라이브를, BMW는 ‘미니(MINI) E’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한 전기 컨셉트카 ‘액티브 E’를 각각 전시했다.

프랑스 브랜드들은 자국에서 열리는 행사의 이점을 살려 큰 규모의 전시장으로 압도했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자동차를 배치, 미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르노는 오렌지색의 차를 여러대 늘어놓았고 푸조는 전시장 가운데 보라색 컨셉트카를 전시해 대비를 이뤘다.

GM은 미국차의 특성을 살려 컨트리 가수의 공연을 펼쳤고 맥주를 제공하는 미니바를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업체들은 전기차·하이브리드 모델로 행사장을 꾸며 친환경차 경쟁력을 홍보했다.

유럽 경기침체 여파로 화려한 이벤트나 경품 제공 행사는 예전보다 줄었다. 일부 브랜드는 비용절감을 위해 차량 소개서를 CD나 USB로 제공하지 않고 웹하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프랑스 정부의 한국차에 대한 견제를 의식한 듯 화려한 행사보다는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했다. 마크 홀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총괄 이사는 “현대차가 유럽에서 만들어졌고 고용창출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